𝐌𝐀𝐈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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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 . . " 𝐵𝑜𝑢𝑛𝑑 𝑏𝑦 𝑙𝑜𝑣𝑒, 𝑑𝑜𝑜𝑚𝑒𝑑 𝑏𝑦 𝑦𝑜𝑢. " " 𝑇𝑟𝑢𝑡ℎ 𝑖𝑠 𝑎𝑙𝑤𝑎𝑦𝑠 𝑞𝑢𝑖𝑒𝑡𝑒𝑟 𝑡ℎ𝑎𝑛 𝑡ℎ𝑒 𝑜𝑛𝑒 𝑤ℎ𝑜 𝑐𝑎𝑢𝑠𝑒 𝑖𝑡. " ───⊱༺ 𓇬 ༻⊰─── ⋅ ───⊱༺ 𓇬 ༻⊰─── ⋅ ───⊱༺ 𓇬 ༻⊰─── 노엘 크로윈 에반스 크로윈

해변가를 헤매이는 라비린스

 



KPC   노엘 크로윈

PC   에반스 크로윈





세션카드
밤임에도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가 당신을 반깁니다.
지구 한 바퀴를 돌아 마침내 찬란한 휴가의 스타트 라인까지 당도했네요!
8시간의 비행은 무척이나 고되었습니다.
편안한 1등석에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지루하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자고,
마시고,
영화나 좀 보다가,
노엘랑 떠들고… 다시 자고!
물론 여행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푸른 하늘에 그려진 설렘은 부정할 수 없었지만요.
공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따스한 햇살 냄새와 꽃 향기가 당신을 환영해 줍니다.
오늘의 일정은… 그러게요,
일단 제일 먼저 리조트에 짐을 풀어야겠지요?
오늘은 이미 시각이 늦었으니 이만 자고,
내일부터 생각해봐요.
모처럼 휴가를 왔으니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쉬도록 합시다.
노엘:하아암... (길게 하품하다가 흠칫 네 모습을 확인하며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린다)
에반스:? (별 생각 없이) 8시간이나 비행해서 많이 피곤했나 보네.
노엘:으응... 그렇지. 형은 괜찮아? 들어가면 바로 씻고 잘 거야?
에반스:음.'너무 바빠서 아무런 준비도 못했으니...' 바로 자진 않고 내일 어디갈지 고민해볼까 해.
너는 가보고 싶었던 곳 있어? 미리 말해주면 계획에 반영해볼게.
노엘:음... 글쎄. 일단 들어가서 생각할까? 난 내일 모레 예약한 프라이빗 요트 투어만 기대하고 왔어가지고.
에반스:'이번에도 내가 다 계획하게 되겠군.' 그래.
노엘:음... 그래도 현지 관광을 온 거니까 내일은 시내 관광해도 괜찮을 것 같긴 해...! 신기한 음식도 많고 구경거리도 많댔어, 여기.
에반스:(의외라는 듯) 그런 건 언제 알아봤어?
노엘:에이~ 그 정도는 기본으로 찾아봤지. 형이랑 의논을 할까 싶어서 확정만 안 지은 거야.
에반스:그랬어? 나랑 의논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만 말해줘도 되는데.
노엘:어떻게 그래~ 나 혼자 여행 오는 것도 아닌데.
에반스:난 네가 즐거우면 그걸로 만족해.
노엘:...난 형이 즐거우면 좋겠는데. 바-보. 내 마음도 모르고.
에반스:알지. 네가 항상 날 생각하는 건. (가볍게 미소지으며) 그러면 들어가서 같이 의논해보자.
노엘:응! (신나서 도도도 걸어간다)
여행의 보금자리가 되어 줄 리조트는 그 명성만큼이나 휘황찬란합니다.
새하얀 대리석 바닥에 드넓은 천장,
벽면을 가득 메운 검은색 프레임의 통 유리창 너머로는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 실내를 가득 채웁니다.
당신이 리조트에 들어서면,
전문 버틀러가 문 앞까지 마중을 나와서 짐을 들어줍니다.
체크인은 방에서 할지,
아니면 로비 라운지에서 할지 묻네요.
당신이 내키는 대로 합시다.
장시간 비행이 피곤했다면 방으로 들어가서 일단 한숨 돌려도 좋고,
아직 기운이 남았다면 로비 라운지에 앉아 웰컴 드링크를 마시면서
4일 동안 머물 호텔의 분위기를 살펴도 좋을 겁니다.
에반스:(너를 바라보며) 많이 피곤한 것 같은데, 저기 소파에 앉아서 웰컴 드링크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을래?
노엘:으응... (같이 있고 싶었는데...) 알았어. (조심스럽게 라운지의 소파에 가서 똘망똘망한 눈으로 너만 바라본다)
에반스:(주변을 둘러본다)
에반스: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리셉션 카운터 한 편에 인어 조각상이 놓여 있습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네요.
인어 조각상은 제법 우람한 형상입니다.
동화나 일반적인 미디어에서 그리는 인어보다
전투적이고 강인한 형상을 띄고 있는 게 특징적이네요.
당신이 희한하다는 눈길로 인어 조각상을 스치듯 보면
곧 호텔 직원이 다가와 이 인어 조각상은
이 지방에만 있는 전설이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이 지방의 인어 전설>
‘인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고,
두려운 형상을 하고 있지만 무서워 할 것 없다.
그들은 당신이 웃어 준다면 함께 웃어줄 것이며,
당신이 화를 낸다면 그들도 당신에게 분노하리라.
그들은 지적이고,
예술적이며,
온화하다.’
… 이 지방에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인 모양입니다.
별로 실용성 있지는 않은 정보네요.
에반스:그렇군요. '별 게 다 있네.'
(호텔 로비에서 체크인 수속을 밟는다) 에반스 크로윈으로 예약했습니다.
직원:네, 잠시만요. (프론트의 키보드를 토톡토톡 두드리며 내역을 확인한다) 네, 4박 5일 스위트룸 연박으로 예약하셨죠?
에반스:(고개를 짧게 끄덕이며) 네.
직원:(반타블랙으로 빛나는 카드키를 건네주며) 네, 여기 객실 키입니다.
머무시는 동안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리셉션에서 수속을 밟고 카드키를 받아오면
노엘은 호텔에서 준비해준 히비스커스 아이스티를 쪽 빨며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노엘:(네 앞에 다른 한 잔을 내밀며 웃는다) 형 것도 받아뒀어. 여기.
에반스:(네가 내민 잔을 받아들며)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진 않았어?
노엘:으음... 조금? 그래서 형이 뭐하나 보고 있었어. 형 보는 건 하나도 안 심심하거든.
에반스:딱히 별 거 안 해서 재미를 느낄만한 건 없었을텐데.
노엘:(도리도리) 특정한 행위를 얘기하는 게 아니야.
에반스:(이해하지 못하는 듯 무표정으로) 보기만 하는 게 재밌어?
노엘:응. 형은.
에반스:그렇구나. '역시 아직 어리군.'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며) 객실 키도 받았으니 슬슬 올라가서 쉬자.
노엘:응! (마지막 아이스티 한 모금을 빨고는 테이블에 내려놓고 소파에서 일어나서 짐을 챙기며히죽거린다)
당신은 방으로 이동합니다.
길게 난 복도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 내리면 나타나는 객실은
그야말로 환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네요.
다른 객실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조용한 독채 객실은
겉면이 전부 검은색 우드로 칠해져 있어 한층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거기다가 무려 복층형이로군요.
1층에는 조리 시설을 갖춘 부엌과
검은 벨벳으로 만든 소파가 특징적인 거실,
메인 욕실이 있습니다.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군요.
욕실을 장식한 둥근 사각형의 월풀 욕조는
성인 두 사람이 들어가기에도 충분한 크기입니다.
욕실은 1층의 것이 조금 더 큽니다.
거실에는 장식용으로 몇 권인가 책도 비치되어 있네요.
관심이 있다면 천천히 읽어 보아도 좋겠죠.
하지만… 이 방의 백미는 2층입니다.
검은 나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오면 새하얀 커튼이 나풀거립니다.
불어온 흰 바람과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커튼까지도 그림의 한 폭 같은 객실이란,
탄성을 지르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네요.
커다란 침대는 가로로 자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주름 하나 잡히지 않은 흰 시트를 보니 어쩐지 눕고 싶어집니다.
침실 옆에 딸려 있는 욕실도 보입니다.
여기는 샤워 부스만 있나봐요.
그렇지만 2층은 수영장과 연결된 테라스도 있어서
둘이서 수영하기에 차고 넘칩니다.
야외 프라이빗 풀에서는 한눈으로 다 담을 수 없는 바다가 보입니다.
날이 좋으면 테라스 의자에 길게 누워서 칵테일을 마시다가 졸기만 해도 행복할 거예요.
방을 보기만 했는데 벌써 멋진 휴가 플랜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당신은 노엘과 객실 내부 구경을 마치고
노엘과 함께 짐을 풀러 다시 1층으로 내려옵니다.
노엘은 무척이나 신이 났는지
반짝반짝한 눈으로 콧노래까지 부르네요.
노엘:(헤실헤실 웃으며) 이게 웬 호강이람~ 나 이런 여행 처음이라 너무 설레!
에반스:(생각보다 더 기뻐하는 네 모습을 보고 옅게 미소지으며) 시간 날 때면 자주 다니자.
노엘:(눈을 휘둥그렇게 뜨다가 이윽고 활짝 웃으며) 정말?! 너무 좋아! 약속이야, 형아! (신나서 더 짐을 빠르게 푼다)
맞다, 나 호텔 라운지에서 아이스티 마시면서 직원 분한테 추천 여행 가이드북도 받았어. 형도 한 번 볼래? 갈 곳이 꽤 많더라...! 다 좋다니까 다 가보고 싶어!
노엘은 짐을 정리하다 말고 당신에게 책자 하나를 건네줍니다.
당신은 짐을 풀다가 말고 천천히 그 책자를 열어봅니다.
핸드아웃 - <추천 여행 가이드> 가 공개됩니다.
이 지역은 특히 요트를 타고 나가는 여행 코스가 유명하다네요.
드넓은 바다 위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걸 추천하는 글도 있습니다.
당신과 노엘 역시 사전에 이 체험 관광 코스를 예약했지요.
<바다 위에서의 시간, 요트 탑승 체험>
바다 위에서 보내는 한적한 시간은 어떠십니까?
가족, 연인, 친구와의 오붓하고 조용한 한 때를 추억에 남겨보세요.
어쩌면 당신도 인어의 초대를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에반스:생각보다 볼거리가 꽤 많네. 다 가려면 꽤 부지런하게 움직여야겠네.
노엘:헤헤, 어차피 우리 시간도 많으니까 다 보자!
에반스:(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래. 일단 푹 자고 일어나서 어디부터 갈지 생각해보자. 먼저 씻을래?
노엘:음... (잠시 망설이다가) 알았어. 쉬고 있어, 형.
노엘은 이윽고 가운을 챙기고 욕실로 사라집니다.
당신은 이제 무엇을 할 건가요?
바깥을 조금 더 구경해도 좋고
룸서비스로 가벼운 술과 간식을 시켜도 괜찮겠네요.
에반스:장시간 비행을 했으니 노엘이 출출할 수도 있으니 미리 뭐라도 시켜놓을까. (객실 내 수화기를 들어 프론트에 연결해 룸서비스 몇 개를 주문한다)
(제철 과일이 들어간 젤라또와 밀크 쉐이크, 올드 패션드 칵테일을 한 잔 주문한다)
당신이 프론트에 룸서비스를 주문하고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으면
노엘이 가볍게 샤워를 하는지 쏴아아 물줄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피곤해서인지 욕조를 사용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에반스:
건강
기준치:60/30/12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음... 아직 피곤하기는 하지만
눈이 감길 정도는 아니군요.
가이드북을 조금 더 살펴보고
스마트폰으로 뉴스도 확인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이윽고 욕실 문이 수증기를 훅 내뿜으며 열립니다.
흰 가운을 입은 차림의 노엘이 턱턱 다가와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말리네요.
엉성하게 입은 가운 틈 사이로 피부가 다 보이는 듯합니다.
노엘:(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말리며) 다 씻었어. 형 뭐하고 있었어?
에반스:장시간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까 너 배고플까봐 룸서비스 시켰어.
노엘:세상에, 고마워. 안 그래도 출출하던 참인데. (헤실거리며 소파 네 옆자리에 앉아 가볍게 엉긴다)
에반스:(엉성하게 입은 가운을 보고는 아무렇지 않게 단정하게 여며주고 띠를 다시 묶어준다)
노엘:(가만히 제 가운을 여며주는 너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되게 섬세하게 묶어주네.
신경쓰였어?
에반스:응. 룸서비스 들어올 때 흘러내리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제대로 입어야지, 노엘.
노엘:음, 맞는 얘기야. 우리 둘만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신경을 못썼네. (가만히 머리카락의 물기를 마저 털며 바깥을 구경하다가, 네 얼굴을 보고 화사하게 웃는다) 이렇게 있으니까 좋다.
에반스:(네 수건을 가져가 대신 머리를 마사지하듯 누르며 물기를 마저 짜준다) 그렇게 좋아? 진작 여기저기 데리고 다닐 걸 그랬네.
노엘:(네가 머리를 말려주는 손길에 기분 좋게 가르랑거리며 뺨을 붉힌다) 헤헤... 괜찮아. 형이 바쁜 와중에도 늘 나 신경써주는 건 아는걸. 진짜 진짜 사랑해, 형아.
에반스:(작게 웃으며) 그래, 나도. 많이 피곤해보여서 가볍게 디저트만 시켰는데 괜찮아?
노엘:그럼~ 늦은 시간에 너무 많이 먹으면 탈나는걸. 가볍게 먹고 자자.
(그렇게 말하고는 아차하며) 아, 형은 안 씻어?
에반스:씻어야지. 룸서비스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노엘:그렇구나아... 먹고 씻게?
에반스:음... 좀 찝찝하긴 한데, (고민하다가) 네가 대신 룸서비스 잘 받을 수 있겠어?
노엘:그럼~ 나를 뭘로 보는 거야. 나 다 컸다고 형. 엣헴.
에반스:그래. 그러면 믿고 맡길게.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 가운을 챙겨 욕실로 향하다가)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말하고.
노엘:응, 걱정 마. (네가 욕실로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도도도 다가가 뒤에서 한번 끌어안고, 헤실거리며 욕실 문을 닫아준다)
당신은 욕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서 주변을 확인합니다.
성인 두 명이 들어가도 넉넉할 법한 욕조가 가운데에 있고
그 옆에 샤워부스가 놓여 있습니다.
방금 노엘이 씻고 나와서인지 바닥 타일은 축축하네요.
당신이 천천히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으며 씻고 있으면
얼마 안 가 객실 내부로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노엘이 그것을 받아드는지 문 달칵 열었다 닫는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온몸에 거품칠을 하고 가만히 씻어내리며
가볍게 샤워를 마치고
근처에 두었던 가운을 껴입고 수건을 걸칩니다.
자욱하게 깔린 수증기 때문에 숨이 조금 텁텁하네요.
이윽고 가운 매듭끈을 묶고 거실로 다시 나가보면
노엘이 거실 테이블 위에 당신이 시킨 룸서비스를 가지런히 놓다 말고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와 수건을 뺏어듭니다.
그리고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당신의 머리카락을
섬세하게 수건으로 감싸 머금네요.
노엘:(네 머리카락의 물기를 수건으로 걷어내며) 잠깐 있어봐. 계속 물 떨어지잖아. 그러다가 미끄러지면 다친단 말야.
에반스:(어쩐지 기특해서 부드러운 투로)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너는 디저트 먹어. 출출하잖아.
노엘:형은 내가 출출한 거 하나 못 참는 어린 애인줄 알아? 가만히 있으래도~ (아랑곳않고 네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헤집으며 물기를 꼼꼼하게 훔쳐낸다)
에반스:(대신 말려주는 손길이 어색하면서도 피로감이 쌓여 나른하게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다.)
노엘:(수건으로 네 젖은 머리카락을 거의 말려주고서 칭찬해달라고 의기양양하게 말을 건네려다, 눈을 감은 네 모습을 보고야 만다. 순간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다)
에반스:(감은 눈을 떠 눈동자를 굴려 너를 바라본다) 다 끝났어?
노엘:(자신에게 몸을 맡기는 너를 보자 감정이 북받친다. 어쩐지 울음이 날 것 같은 얼굴로) ...응, 형아. 다 했어. 가서 간식 먹자.
에반스:(눈치 빠르게 네 표정을 발견하고는) 표정이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노엘:응? 아냐, 아냐. 배고파서 그래- (눈 깜짝할 새 다시 헤실거리며 네 손을 잡아끈다) 얼른 먹자.
에반스:(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금방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고는) '음. 심각한 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그래.
당신은 노엘을 따라 거실 테이블로 향해 함께 룸서비스를 즐깁니다.
노엘은 화사하게 히죽거리며 밀크셰이크부터 쪽 빨고는
젤라또를 한 스푼 크게 떠 먹고는 행복한 표정을 짓습니다.
에반스:'잘 먹네.' (흐뭇하게 바라보며) 입에 맞아?
노엘:응, 너무너무. 여기 음식 맛있다. 이번 여행 시작이 좋아!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아!
에반스:부족하면 더 시켜도 돼. 놀러온 거니까 부담갖지 말고 시켜.
노엘:에이~ 내일 맛있는 거 먹으려면 속을 조금 비워둘 필요도 있는걸. 걱정 말고, 이거 먹고 조금 쉬다가 푹 자자.
(그렇게 가만히 젤라또를 또 한 스푼 크게 떠먹다가 잠시 조용하더니, 이내 히죽 다시 웃으며) 당분간은 오랜만에 형이랑 같이 자겠다. 나 어릴 때 빼고는 같이 잘 안 자줬는데.
에반스:응? 같이 자려고? '자고 싶은 침대 고르라고 하려 했는데.'
노엘:...안 돼? (글썽이는 눈으로 입술을 삐죽 내민다)
에반스:으음... '어릴 때부터 단호하게 분리를 시켰어야 했는데, 자꾸 마음이 약해지네.'
노엘:(천천히 젤라또를 우물거리던 입이 시무룩하게 내려앉는다) ...싫구나. 알겠어.
에반스:'기껏 즐겁게 놀려고 온 여행인데... 이정도 어리광 정도는 들어주도록 할까.' 그래. 같이 자자, 그럼.
노엘:(가만히 시무룩해 있다가, 천천히 눈을 바로 떠 글썽거리는 눈동자를 드러내며) ...싫은 거 아니었어?
에반스:싫은 건 아니고, 네 독립심을 길러주고 싶었던 거지.
노엘:...으응. 그럴 수 있지. 그래도 독립심을 더 키우기에는 나도 다 컸어.
그리고 독립심의 반대가 상호유대심과 가정적임인 건 알지? 난 지금 이 상태가 좋아.
그러니까아- 나 자꾸 밀어내지 마, 형아. 응? (애교부리듯 고개를 양옆으로 갸웃거리며 떼를 쓴다)
에반스:'다 컸다기보단... 독립심 가르치기에 늦은 것 같은데.' (작게 코로 숨을 내쉬며) 알았어. 같이 자.
노엘:헤헤, 응!
와아- 형이랑 같이 잔다아-!
에반스:'그렇게 좋을까.' (말없이 네 반응을 지켜보다가 룸서비스로 시킨 칵테일잔을 들어올려 조금 마신다)
당신들은 그렇게 오붓한 한 때를 보냅니다.
기울어지는 칵테일잔을 따라 흔들리는 밤이
무척이나 고요하고도 다정합니다.
룸서비스로 내온 음식을 깔끔하게 비우고
당신은 이윽고 노엘과 함께 파자마로 갈아입고
침대에 가서 조용히 잠들 준비를 합니다.
희미하게 밝혀진 수면등의 불빛이 나른하게 눈꺼풀을 감쌉니다.
당신이 먼저 침대에 눕자 노엘은 잠시 주춤거리더니
이윽고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침대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는 몸을 낮추어 꼬깃꼬깃 어깨를 접고는
당신의 품으로 파고드네요.
저보다도 덩치가 더 큰 다 큰 동생이
품에 안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없이 어리고 보호해줘야 할 대상으로 보입니다.
에반스:(피식) 왜 그렇게 불편하게 있어. 자리도 넓은데.
노엘:으응... 형 품이 따뜻해서 좋아. (어리광부리듯 네 품에 뺨을 비빈다)
에반스:'역시 아직은 어린애구나.' (등을 토닥여준다) 내일 실컷 놀려면 어서 자야지.
노엘:으응... 잘 거야. 하아암- (크게 하품하고는 눈을 꿈뻑꿈뻑한다) 잘 자, 형아-...
에반스:잘 자, 노엘. (네가 눈을 감고 새근거리는 모습까지 확인하고는 스르르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여행의 시작입니다!
오늘은 노엘의 바람대로 시내 관광을 하기로 했지요.
적당히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겠고요.
어느 쪽이라도 좋으니 움직여볼까요?
잠자리가 바뀐 탓에 뒤척이느라
허리는 조금 뻐근하지만
어쨌든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오늘 날씨는 맑고 청명합니다.
이런 날씨라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리 없으니 안심하세요.
트러블조차 영화의 한 장면처럼 유쾌한 시간이 될 테니까요.
시내는 호텔에서 차량 이동으로 약 20분 거리.
차는 호텔 측에서 수배해주는 택시를 타도 좋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카 렌트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에반스:'택시보단 차를 렌트해서 다니는 게 편하겠다.' (너를 보며) 택시가 좋아, 렌트하는 게 좋아?
노엘:음- 해안 도로 드라이브 가고 싶은데, 그러려면 차가 있는 편이 좋겠어.
에반스:그럼 렌트하러 갔다올게. (로비 라운지에 있는 소파에 앉히며)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노엘:(왜 자꾸 떼놓고 가려고 하지... 속으로 툴툴거리며) 알았어.
에반스:(로비 내 카운터로 가 렌트 서비스를 문의한다)
프론트에서 렌트 서비스를 요청하면
직원은 친절하게 렌트 서비스 중인 차량의 리플렛을 보여줍니다.
에반스:
재력
기준치:60/30/12
굴림:45
판정결과:보통 성공
흠, 그렇게 부담이 될 만한 비용은 아니네요.
원하는 차로 뽑으면 될 것 같습니다.
에반스:(리플렛에 나와있는 포르쉐를 가리키며) 이 차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차량을 지목하자
직원은 곧 출차를 지시하겠다고 이르며
발렛존에서 대기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에반스:(노엘이 앉아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차 렌트했어. 가자. 어디부터 가고 싶어?
노엘:음~ 일단 해안 도로 타고 드라이브 겸 시내까지 이동할까? 나 바다 보고 싶어...!
에반스:그래. '느긋하게 볼 수 있게 천천히 이동해야겠네.' (네 손을 잡아 일으켜주며) 바다 보러 가자.
노엘:(헤실헤실 웃으며 네 손을 꼭 잡고 일어난다. 형... 형이 너무 좋아...) 응...!
두 사람이 곧 발렛존으로 향해 대기하고 있으면
곧 매끈하게 빠진 포르쉐 한 대가 앞으로 다가옵니다.
차량을 발렛존까지 끌고 온 발렛 직원이 운전석에서 내려
당신에게 자연스럽게 차 키를 건넵니다.
당신이 운전석에 탑승해 앉으면 곧 노엘이 조수석에 탑승하고
신난다는 듯 차량 서랍을 뒤지며 놉니다.
그리고는 라디오를 켜고 신나는 음악을 트네요.
당신이 부드럽게 웃으며 액셀을 밟자
차는 매끄럽게 호텔을 빠져나가 곧 도로로 안착합니다.
노엘이 틀어둔 라디오에서 빵빵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곧 해안 도로를 타고 푸른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고도가 높은 절벽 도로를 타고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차창 너머의 에메랄드 빛부터 깨질 듯한 새파란 하늘까지.
무엇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게 없는 날입니다.
에반스: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88
판정결과:실패
저 멀리 바닷가에 무언가 커다란 일렁임이 보입니다.
이 먼 거리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 크기의 물보라라니,
용오름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혹시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고기 떼라도 있는 걸까요?
에반스:
지능
기준치:70/35/14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아니요,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물고기 떼의 움직임이라면 형체가 보여야 할 것이고,
조금 더 잔물살이 많이 튀어야 할 겁니다.
저 파도의 움직임은 마치 생물 하나가 걸어가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기묘하네요.
에반스: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51
판정결과:보통 성공
노엘:(네 시선을 따라 창밖을 바라보다가) ...어! 형 여기 잠깐 차 세워줘!
에반스:갑자기? (물어보면서도 일단 차를 세우며) 그래.
노엘의 알 수 없는 요청에 근처에 차를 잠시 세우면
노엘이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며 바다를 구경하다가
이윽고 조수석에서 달칵 문을 열고 내립니다.
당신이 얼떨결에 노엘을 따라 내리자
노엘은 그저 씨익 웃으며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킵니다.
수많은 바다새가 공중에서 꼬리를 이어 날아가고 있네요
아무래도 저걸 더 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에반스:제비갈매기인가. (너를 보며) 신기해?
노엘:응! 바다 너무 좋아~ 청명하고 시원하고 탁 트여 있고~
에반스:바다를 이렇게나 좋아할 줄은 몰랐네. '그나저나 어디쯤까지 온 거지?' (너를 냅두고 주변을 빙 둘러본다)
차를 잠시 멈춰 세우고 주위를 둘러보면,
한쪽 구석에 꽃이나 간단한 음식 종류가 놓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에게 공양을 올리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마침 나타난 어느 청년이 그 공양물들 사이에 꽃을 한 송이 올리고 있군요.
바다 쪽을 바라보고 손을 모은 걸 보니
무엇인가에게 기도를 드리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어딘가 경건해보이기도 하고,
간절해보이기도 하는군요.
이 지역의 토속 신앙인 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노엘이 마저 청년을 발견하고는 탁탁탁 다가가 말을 겁니다.
노엘:(알쏭달쏭한 표정으로) 안녕하세요~ 이곳에서 뭐하고 계시는 거예요?
지역 주민:(기도를 하다가 인기척에 가만히 눈을 뜨며) 오... 안녕하세요. 관광객이신가 보죠?
바다에 사는 인어에게 기도를 올리던 중이었어요.
노엘:으음? 바다의 인어한테요? 보통 사이렌은 인간을 현혹시키는 종류 아니에요? (알쏭달쏭)
지역 주민:(옅게 웃으며) 저희 지역의 인어는 그런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서요. 이곳에서 인어는 수호신에 가깝죠.
오래된 이야기이긴 한데, 이 바다 너머 어딘가에는 인어가 살고 있대요. 물론 아무도 인어가 어디 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요.
하지만 가끔 이렇게 날이 맑은 때에는 커다란 물보라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는 해요.
전 뱃사람인데, 인어들에게 배가 길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면 항해에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주기적으로 기도를 드리러 오죠.
노엘:에- 물보라요? 그러고보니 방금 비스무리한 걸 본 것 같기도 한데... (갸웃)
지역 주민:(가볍게 웃으며) 그게 바로 '인어의 발자취'예요. 인어가 지나가는 걸 보다니, 무척 드문 현상인데 엄청난 행운아시네요. 오늘 좋은 일이 있으시겠는걸요?
노엘:(오늘 운이 좋고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말에 그저 기분이 좋아서 헤실거린다) 정말요?! 정말 기대되네요. 오늘 여기저기 다니면서 맛있는 거 보고 예쁜 것도 많이 보려고 했는데, 그 말대로라면 어느 가게를 들어가든 대박이겠어요...!
언제부터 아는 사이였다고 노엘은 신나게 입방아를 텁니다.
에반스:'둘이 되게 죽이 척척 잘 맞네...'
지역 주민:(밝게 웃으며) 아휴, 이렇게 살가운 분이니 어딜 가든 좋은 대접 받으시겠네요. 시간 남으시면 저희 가게에도 들러 주세요. 해변가를 따라가다 보면 있는 '바다의 집 M.M'이라는 곳인데, 잘 대접해드릴게요.
노엘:정말요?! 안 그래도 오늘 거기도 가볼까 했는데! 잘 대접해주신다니 점심 먹을 때 꼭 갈게요!
노엘은 그렇게 지역 청년과 한참이나 대화를 나누다가
싱글벙글 웃으며 돌아와 당신의 손을 꼭 잡고 말합니다.
노엘:우리 점심 저기 가서 먹자...!
에반스:그래. 바다는 더 안 봐도 돼?
노엘:음~ 바다도 좋긴 한데 어차피 4일 내내 볼 거니까, 다른 관광지 좀 더 돌까 싶어...!
에반스:그럼 다시 차 타고 시내로 마저 이동할까?
노엘:응! (네 허리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차량까지 질질(?) 이동한다)
에반스:(어쩐지 네가 끌고가는 모양새가 된 것 같아 어리둥절해한다)
노엘:가자~! (네 허리를 놓아주고 운전석을 열어준 뒤 호기롭게 너를 태워 넣는다)
에반스:'뭐지?' (눈을 깜빡이다가 네가 조수석에 앉는 걸 확인하고는 안전벨트를 매준다. 다시 운전대를 잡으며) 그래.
당신은 다시금 운전대를 잡고 도로를 탑니다.
마침 점심 시간이기도 하니, 노엘이 말한 곳으로 가
점심 식사를 하면 딱 맞을 것 같네요.
[해변의 집 M.M]
그날그날 바다에서 공수해오는 신선한 참치회와
야채가 듬뿍 들어간 포케,
진짜 코코넛 껍질 속에 가득 담아주는 코코넛 아이스크림,
거기다가 달콤한 망고 쉐이크까지…
한적한 바닷가 한 켠을 장식한 해변의 집입니다.
서퍼들이나 수영을 하던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보이네요.
자리에 앉으면 단촐한,
아니, 담백한 메뉴판이 당신을 반깁니다.
음료 종류는 망고나 파인애플 쉐이크, 오렌지부터 사과,
자몽 등 다양한 과일 쥬스에 맥주까지 제법 다양하지만
식사 메뉴는 포케와 코코넛 아이스크림 딱 두 가지 뿐인가봐요.
그럼에도 인기가 있는 가게인지,
자리를 잡고 짧은 찰나에도 벌써 3명의 손님이 다녀갔습니다.
노엘:(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싱글벙글 웃으며) 포케 맛있겠다~ 형도 먹을 거지? 우리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시켜보자.
에반스:'생각보다 메뉴가 별로 없네.' (고개를 끄덕이며) 음료는 뭐 마시고 싶어?
노엘:음~ 나는 사과 주스!
에반스:그럼 나는 오렌지 주스로 할까. (지나가는 직원을 부르며) 여기, 주문할게요.
당신은 직원을 향해 주문하려 하지만
다들 주방이 바쁜 모양인지
카운터를 지키고 선 직원 말고는
눈에 보이지 않네요.
어쩔 수 없이 직접 가서 주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반스:다들 바쁜가 보네. 직접 가서 주문하고 올게. (일어나서 카운터로 다가간다)
당신이 주문을 하기 위해 카운터에 서면,
아름다운 빛을 내는 [수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게 안쪽에 고이 전시되어 있는 그 수정은 얼핏 보기에는 상아색을 띄고 있지만,
또 각도를 조금 바꾸어보면 오색 찬란한 빛을 냅니다.
에반스:
감정
기준치:60/30/12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 수정은 상당히 값이 나가는 물건임이 분명합니다.
거기다 모양까지도 완벽합니다.
가격을 매기고자 한다면 글쎄요,
이 일대의 해변을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금만 더 살펴보면 수정이 들어있는 투명한 유리 케이스 아래에
‘인어를 그리며’ 라고 적혀 있습니다.
확실히 이 수정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속의
인어의 비늘을 연상시키는군요.
당신이 그렇게 가만히 수정에 눈길을 빼앗겨 있으면
카운터에 서 있던 노파가 입을 엽니다.
노파:(허허허 웃으며) 수정에서 눈을 못 떼시는구만. 이것은 나의 옛날 친구인 인어가 선물로 준 물건이라오. 내겐 가장 소중한 보물이자 추억이기도 하지.
에반스:? '뭘 인어로 잘못 보셨나.' 그렇군요.
노파:(네 태도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고는) 젊은이, 보아하니 참으로 각박하게 사는구먼- 이렇게 인어의 실존하는 증거를 보고도 시큰둥하다니, 내 댁처럼 고리타분한 사람은 처음 보오.
난 이 지방의 인어 전설이 단지 이야기에 불과하지 않음을 알아주었으면 해서 늘 이렇게 꺼내두고 있다오. 나에게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추억이니까. 살면서 한 번 쯤은 다시 겪어보고 싶을 정도로.
에반스:'고리타분?' 음.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다가) 이 지역은 인어에 대한 의미가 굉장히 큰가 보네요.
노파:그렇다 마다- 우리 지역을 수호해주는 수호신이자 지역 사람들과 깊은 유대를 가진 존재라오.
물론 인어는 자의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라 운명적인 조우가 필요하여, 만난 이는 별로 없다지만 말이오. 만약 그 기회가 찾아온다면 결코 두려워 할 것 없다오. 생각보다 무서울지도 모르고, 겁이 날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상냥한 만남이 될 것이오. 내 장담하지.
에반스:'만난 이가 별로 없어서 그런가. 인어에 대한 미신이 너무 강한 것 같은데.' 친구라고 하신 걸 보면 당신은 자주 만났나 보네요.
노파:허허... 자주는 아니고, 60년 전 내가 소녀였을 적에 한 번 만났지. 하지만 인어를 만난 순간 나는 그를 평생 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오. 다시 만나고 싶지만, 어떻게 다시 만날 방법이 없는지라... 이 추레한 삶이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라지.
에반스:'한 번 만났는데 친구라고 소개하는 건가. 그 인어라고 주장하는 건 한 번 만난 사람에게 이런 값비싼 걸 줬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온통 말이 안돼서 가볍게 흘려듣는다.) 꼭 다시 만나셨으면 좋겠군요.
노파:믿지도 않으면서 그런 말을 하다니, 그래도 예의 바른 젊은이로고. 고맙구려.
음식은 뭘로 주문할 건가?
에반스:'드디어 본론으로 왔군.' 포케 2인분, 사과 주스, 오렌지 주스 주문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주문할게요.
노파:어디... 포케 둘에 사과 주스, 오렌지 주스, 아이스크림... 그래요.
에반스:
재력
기준치:60/30/12
굴림:94
판정결과:실패
...계산하려고 보니 지갑이 없습니다.
호텔 라운지에서 차량 렌트 서비스를 요청할 때까지만 해도
손에 들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차에 두고 왔는지, 호텔에 두고 왔는지
전혀 불분명합니다.
큰일났네요.
에반스:... ... '내가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스스로도 믿을 수 없어 텅 빈 주머니를 몇 번 더 뒤적거리다가 한숨을 내쉰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노엘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넌지시 물어본다) 노엘, 혹시 지갑 가져왔어?
노엘:응? 응! 여기! (가만히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너에게 턱 건네준다)
에반스:(노엘의 지갑에서 이전에 줬던 제 카드를 꺼내 다시 계산하러 간다.)
당신은 무사히 계산을 마치고 테이블로 다시 돌아옵니다.
당신이 자리에 다시 앉아 카드를 노엘에게 건네주면
노엘은 도리도리 고개를 젓고는
가지고 있으라고 말하네요.
어쩐지 뻘쭘한 기분으로 자리에 앉아 있으면
곧 주문한 적 없던 망고 셰이크가 놓입니다.
에반스:(서빙한 직원에게) ? 이건 주문 안 했는데요.
지역 주민:네, 그러셨죠. 그래도 제가 서비스 드리겠다고 했잖아요. (시원하게 웃으며) 마음에 안 드시면 다른 걸로 드릴까요?
해안 도로 드라이브에서 차를 멈춰 세웠을 때 봤던
그때 그 청년입니다.
노엘:어! 진짜로 주시는 거예요?!
지역 주민:그럼요~ 이런 요식업은 서비스가 생명이죠.
그래도 제가 임의로 내온 것이니, 다른 걸로는 바꿔드릴 수 있어요. 이미 주문하신 음료가 있다면 나가실 때 부분환불 해드릴 수도 있고요.
노엘:어... 그래도 신경써주신 건데. 음. (망고 셰이크를 다시 내밀며) 이거 냉장고에 넣어두고, 나갈 때 포장으로 주실 수 있나요?
지역 주민:그러실래요?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음식은 곧 나와요.(넉살 좋게 웃으며 다시 셰이크를 가져간다)
노엘:(청년이 사라지고 난 후에 헤실거리며) 헤헤... 망고 셰이크도 맛있겠다. 조금 이따 더울 테니까 산책하면서 먹자, 형.
에반스:(별 생각없이 툭) 네가 얻어낸 거니까 혼자 다 마셔도 돼. 너 단 거 좋아하잖아.
노엘:에이~ 그래도 내가 어떻게 망고 셰이크 두 잔을 다 마셔~
혹시 형 망고 셰이크 안 좋아해?
으응... 이상하다. 내 기억 상으론 싫어하는 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에반스:싫어하진 않아.
노엘:그럼 먹고 싶지가 않은 거야?
에반스:아니, 그게 아니라 네가 단 거 좋아하니까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는 뜻이었어.
노엘:으응... 난 형이랑 같이 먹고 싶은데...
에반스:그럼 나가면서 같이 마시자.
노엘:(순식간에 화색하며) ...응!
그렇게 가만히 대화를 하고 있으면
바닷바람이 가볍게 불어와 살갗을 스칩니다.
모래와 짠내가 뒤섞인 향이 코끝에 스며듭니다.
대나무로 짜인 작은 테이블 위에
그날 막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는 참치와 채소가 담긴 포케가 놓입니다.
알록달록한 채소와 아보카도가 싱그럽게 빛나네요.
옆에는 과일의 과육째로 곱게 짜낸 사과 주스와 오렌지 주스가 놓이고
코코넛 껍질에 싸인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얼음 담긴 대야에 잠겨 나옵니다.
노엘:(눈을 반짝이며) 와아- 맛있겠다...
에반스:'생각보다 양이 많네.' 먹고 싶은 만큼 많이 먹어.
노엘:응! 형아도!
당신은 노엘과 함께 식사를 즐깁니다.
현지 맛집이라더니, 그 말이 정말인 모양인지
별다른 기대가 없었는데도 음식은 목구멍으로
술술 들어가는군요.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가 악기처럼 섞이다 보면
곧 식탁이 깔끔하게 빕니다.
노엘:(식사를 다 마치고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끌어와 냠냠거리며) 형, 우리 이거 먹고는 어디 가?
에반스:많이 먹었으니까 소화시킬 겸 해변가에서 산책할까. 아까 바다 별로 못 봤잖아. 느긋하게 보자.
노엘:그럴까? 너무 좋아! 헤헤, 형이랑 산책도 오랜만이네~
아, 해변에 가는 김에 수영복 사가서 제대로 노는 건 어때?
에반스:(플랜에 넣지 않았던 곳이 나오자 잠깐 흠칫하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수영하고 싶어?
노엘:응! 같이 서핑도 하자!
(그렇게 말하고는 한참이나 말이 없는 네 태도에) ...별로, 야? (시무룩해진다)
에반스:(서핑도 하자는 말에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는다. 시선을 옆으로 흘리며) 나는 괜찮으니까 서핑도 하고 수영도 하고 와.
노엘:...하기 싫은 거지?
에반스:하기 싫은 건 아니고, ... (머뭇거리다가 한숨을 내쉬며 목소리를 낮추어 덧붙인다) 내가 수영을 잘 못해. (입을 다물었다가 불편한 비밀을 들킨 것처럼 옷의 목을 감싼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대신, 모래사장에 앉아서 네가 파도 타는 거 지켜봐줄 수는 있어.
노엘:(수영을 잘 못한다는 말에 놀라며) 진짜야? 형이?! 와- 난 형은 뭐든 다 잘하는 줄 알았어...
에반스:... 그래서 바다를 잘 안 가는 거기도 해.
노엘:그렇구나... 그러면 발 담그고 노는 건?
에반스:그 정도는 괜찮아.
노엘:으음, 그러면 수영은 따로 하지 말고 산책만 하자.
에반스:그래도 수영복은 준비해야할 거야. 요트 플랜에 수영복을 준비하라고 되어있었으니. 가게부터 갈까.
노엘:음, 그랬던가? (아리송) 그래! 같이 가자.
당신들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자
청년이 눈치 좋게 냉장고에 넣어뒀던 망고 셰이크를 들고 옵니다.
당신은 노엘과 함께 그것을 받아들고 가볍게 식당을 나섭니다.
내리쬐는 햇살이 온통 금빛입니다.
코코넛 향 묻은 바람이 스쳐지나가며
야자수의 길쭉한 잎을 흔들어대네요.
에반스:'수영복 가게는 저쪽이었지.' (미리 외워뒀던 길을 떠올리며 네가 미아가 되지 않도록 손을 잡고 앞장선다)
노엘:(형 손... 따뜻해. 귀여워. 예뻐. 너무 좋아... )
[수영복 가게]
수영복 가게입니다.
하와이안 셔츠부터 래쉬가드, 원피스 등등
갖가지 수영복들을 많이 팔고 있습니다.
탈의실이 있고, 바로 앞이 바다이니
구매하고 바로 입고 바다로 직행해도 좋겠지요!
지금 수영복을 2개 구매하면 사은품으로 귀여운 커플 팔찌를 선물한다고도 합니다.
디자인이나 재질은 그렇게 비싸보이지 않지만 해변에서 팔 법한 디자인이 나름대로 귀엽네요.
노엘:('커플'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볼을 붉히며) ...형은 뭘로 살 거야?
에반스:(수영복 질감을 확인하며) '생각보다 질이 그렇게 좋진 않네. 어쩔 수 없나. 백화점이 아니니까.'
난 래쉬가드 코너에서 고르려고. 일단 너부터 고르자.
노엘:나? 난 그냥 편한 거 아무거나 괜찮은데.
으음~ 그럼 형이 골라줄래? 난 그냥 골라준 거 입을게.
에반스:내가? (유심히 둘러보다가 집업과 트렁크 세트인 칙칙한 색을 꺼내며) 이거는 어때?
노엘:...좀 밝은 색 없을까, 형아...
에반스:... (멈칫하다가 말없이 다시 수영복을 집어넣고 한참을 고르다가 파란색의 통이 넓은 수영복을 꺼내보인다) 이거는...?
노엘:(끄덕) 그걸로 할게. 입어보고 나와볼까?
에반스:그래. 막상 가서 안 맞으면 곤란하니까.
노엘:응. (네가 준 수영복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간다)
에반스:(네가 탈의실에 들어가있는 동안 제 수영복을 고른다. 어두운 색의 집업과 반바지 세트의 래쉬가드를 꺼내며) '이걸로 할까.'
당신이 그렇게 가만히 래쉬가드를 고르고 있으면
달칵- 탈의실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노엘이 수영복 차림으로 나옵니다.
어린 애로 볼 수 없는 체격이 한눈에 들어오는 복장이네요.
탄탄하게 다져진 어깨와 팔, 가슴 근육을 보니
얘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네요.
노엘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몸선이 힘 있게 움직입니다.
이상하게 자꾸 시선이 가네요.
노엘:(가만히 네 앞에 서서 제 차림을 확인하며) 어때?
에반스:(문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네 체격이 시야에 들어오자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간다.) ...
노엘:? 왜 그런 표정이야, 형?
에반스:(잠시 말문이 막히다가 눈길을 살짝 피하며, 무표정한 듯 굳은 얼굴로 입술을 다문다. 손을 들어올려 짧게 헛기침을 하고는) 조금 가리는 게 좋지 않겠어?
노엘:왜? 수영복은 원래 이런 거잖아. 형 보기에 불편해?
에반스:불편한 건 아닌데, 속옷 같아. '이렇게 보니까 많이 크긴 컸네.'
노엘:그래? 사이즈를 잘못 골랐나? (가만히 트렁크 안쪽의 사이즈 태그를 확인하며) 음, 아닌데. XL 맞는데.
에반스:음. (차마 눈길을 네게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입으니까 어때, 편해?
노엘:응, 편하긴 해. 가볍고. (그렇게 말하며 수영복에서 시선을 떼고 너를 바라보다가, 의미심장한 태도에 고개를 갸웃하며) 무슨 생각해?
에반스:생각보다 많이 컸구나 싶어서.
노엘:이제야 큰 게 실감나는 거야? 나 형보다 키 큰 지 한참은 지났는데. 너무 늦었다-
에반스:(장난스럽게 말을 돌리며) 아직도 혼자 못 자는데 실감할 수 있을리가. 마음에 들면 그걸로 하자. 다시 갈아입고 나와.
노엘:(툴툴거리며) 너무하네- 난 혼자 못 자는 게 아니라 형이랑 자는 게 좋은 거란 말이야.
알았어~
에반스:(네가 다시 갈아입으러 간 사이 미리 계산대로 가서) 이거랑 (탈의실을 가리키며) 제 동생이 입은 저 수영복까지 같이 계산해주세요.
직원:네, 알겠습니다~
노엘이 다시 수영복을 갈아입는 사이
당신은 잽싸게 계산을 마치고
사은품인 커플 팔찌도 받습니다.
좀... 유치한 디자인 같군요.
노엘은 이런 걸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노엘:(다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다가, 네 손에 들린 쇼핑백을 보고는) ...? 뭐야, 벌써 계산 다 마쳤어 형?
형 수영복 나도 같이 고르고 싶었는데에- (툴툴)
에반스:그랬어? 그럼 다음에 골라줘. (뒤적거려 커플 팔찌를 보여주며) 사은품으로 이걸 받았는데, 차고 싶어?
노엘:음- 형이 찬다고 하면?
디자인은 내 취향이 아니긴 한데, 여행지에서 받은 거니까 낄까 싶기는 해.
에반스:... 내 나이가 스물 일곱인데 이런 디자인을 착용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은데.
노엘:형은 꼭 애늙은이처럼 군다니까... 20대면 한창 때지. (가만히 네 손에 들린 팔찌의 포장을 풀어 제 손목에 차고, 다른 하나는 네 손목에 채운다)
에반스:(자의로는 절대 안 낄 것 같은 디자인의 팔찌를 멍하니 바라본다) 너도 네 취향 아니라며.
노엘:원래 여행지 와서는 안 해봤던 거 하는 게 중요하댔어~
에반스:그런 거야? '요즘 애들은 이렇게 노는군.'
노엘:당연하지, 형~
에반스:그럼 차고 있을게.
노엘:좋아~
당신은 수영복 가게에서 수영복을 구입하고
계획했던 대로 해변가로 향합니다.
햇빛은 이국적인 금빛으로 바다 위를 쏟아내고,
파도는 유리처럼 맑게 부서지며 백사장에 스며듭니다.
따뜻하게 데워진 모래 사이로 발이 파묻힐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나고,
그 위에 코코넛 향이 묻은 바람이 스쳐 지나가네요.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려 바닷물 위에 작은 보석 조각들이 흩뿌려진 듯 반짝입니다.
노엘은 당신과 함께 해변가를 거닐다가 덥다고 하며
파라솔을 건너건너 이동하듯 장난을 치네요.
에반스:(순수한 모습에 가볍게 웃으며)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노엘.
노엘:응, 걱정 마 형...! 앗...! (백사장에 발이 푹 파묻혀 넘어질 뻔한다)
노엘: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래도 운동 신경이 좋아서인지
가까스로 넘어지지는 않네요.
노엘은 자칫 고꾸라질 뻔한 몸을 바로 세우며
당신을 돌아보고 밝게 웃습니다.
노엘:에헤헤... 바다에 발 담그러 갈까?
에반스:(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하자 반사적으로 손을 뻗다가 안도한다) 그러게 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옆으로 다가가 네 하반신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어주고는) 그러자.
노엘:(슬며시 웃으며) 내 걱정은 하지 말래도. 여기서 넘어진대도 설마 다치기야 하겠어? 형은 걱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니까~ 이제 나보다 한참 작아서 내가 지켜줘도 모자란데.
(함께 모래를 툭툭 털고는) 응, 가자.
멀리서는 서퍼들이 바다를 가르며 파도 위를 미끄러지고,
해변가에는 하와이안 음악이 흐르는 듯 여유로운 웃음소리가 섞여 흐릅니다.
모래 위에 늘어선 야자수 그늘 사이로는 꽃 목걸이를 걸친 여행자들이
음료를 들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보이네요.
당신들은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파도에 발목이 잠길 만큼 다가섰다가,
노엘: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72
판정결과:실패
에반스: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가까스로 크게 밀려드는 물결을 피해냅니다.
그러나 노엘은 그렇지 못했네요.
순식간에 쏟아진 바닷물이 바지 밑단을 푹 적십니다.
노엘:...?! 앗 깜짝이야...!
에반스:(바지를 보며) 다 젖었네. '근처에 옷 가게가 있었나.'
노엘:(난데없는 상황에 웃음을 터뜨리며) 그러게. 아, 좀 더 민첩할걸...!
에반스:(많이는 안 젖은 걸 확인하고는) 근처 편의점에서 닦을 거라도 살까?
노엘:에이~ 이 정도로 무슨. 산책하다보면 마르겠지.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무슨 걱정이야, 형도 참~
에반스:(밑단이 다 젖었는데 태평한 네 모습을 보며) 불편하지 않겠어?
노엘:형도 참~ 이 정도 불편함은 여행의 묘미지. 가끔 보면 형은 참 재미없게 산다니까.
에반스:그런가. 재미있게 사는 게 뭐야?
노엘:음~ 저런 사람들? (서핑보드 타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에반스:...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타고 싶어?
노엘:음, 타고야 싶은데 그러면 형 혼자 심심하잖아. 나 그렇게 의리 없는 동생 아니다?
에반스:'타도 되는데. 음. 이 말 하면 또 시무룩하겠지. (그간의 데이터를 생각해 말을 아끼며) 생각해줘서 고맙네.
노엘:헤헤... (기분이 좋아서 콧노래를 부르며, 네 손을 잡고 룰루랄라 바닷물을 발로 차 내며 걷는다) 우리 팬케이크 카페까지 걸어갔다가, 들어가서 쉬자.
에반스:그래. (말없이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날씨 엄청 좋네.'
젖은 모래 위에는 나란한 발자국과 함께
파도에 젖어 반짝이는 흔적이 길게 이어집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와, 야자수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어울려
마치 작은 축제 같은 오후네요.
[팬케이크 가게 NORTH]
식사 시간을 조금 넘겨 평소보다 인적이 적은 팬케이크 가게입니다.
바나나와 호두,아몬드 등 견과류를 넣은 팬케이크와 리코타 치즈,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간 팬케이크가 특히 인기라네요.
그 외에도 프렌치 토스트나 오믈렛 종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팬케이크나 프렌치 토스트에는 과일 콩포트가 함께 따라 나오네요.
딸기와 블루베리, 자몽, 무화과, 와인에 절인 사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가게에서 추천하는 건 시나몬과 함께 끓여 와인에 절인 사과라고 하네요.
폭신한 팬케이크의 탑 위에 흘러내리는 버터,
그리고 아이스크림.
따뜻한 팬케이크에 스며든 아이스크림과
버터에 메이플 시럽이나 꿀을 한 바퀴 더 두른다면 분명 맛있겠지요.
식당 한 켠에 낡은 서적들 몇 권과 최신호 잡지가 꽂혀 있습니다.
손님들이 보라고 마련해둔 책들 같네요.
에반스:
자료조사
기준치:70/35/14
굴림:89
판정결과:실패
흠, 잡지들을 가볍게 훑어보니
이 팬케이크 가게가 기사에 실린 잡지들만 모아둔 것 같군요.
상업적 용도가 다분해 보입니다.
에반스:'음... 경쟁할만한 가게가 없어서 그런 건가.' (별생각 없이 보다가 잡지를 내려놓고) 먹고 싶은 거 있어? 음... 추천 메뉴 한 개랑 팬케이크 가게니까 팬케이크 하나 시키면 될 것 같은데.
노엘:(메뉴판을 둘러보며 고민하다가) 음, 그럼 나는 팬케이크에 아이스크림 올린 걸로. 날씨 더운데 그냥 콩포트 올려 먹기엔 좀 그래.
에반스:(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그렇지. 먼저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있을래? 주문하고 올게.
노엘:으응... (떨어지기 싫은데...) 주문부터 같이 하고, 어디 앉을지 같이 고르자.
에반스:? 그래.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겨서) 여기 주문할게요. 메이플 시럽, 블루베리 토핑으로 아이스크림 팬케이크 하나 주세요. 그리고... 주스도 두 잔 주문할게요.
노엘:(네 옆에 은근슬쩍 붙어서 몸을 기대었다 뗀다)
직원:네, 아이스크림 팬케이크에 메이플 시럽, 블루베리 토핑 추가이고요- 주스는 현재 파인애플 주스만 가능하신데 괜찮으실까요?
에반스:네. 그걸로 주세요.
당신이 주문을 마치면 노엘은
창가 자리에 앉는 게 어떠냐면서 당신의 손을 잡고 이끕니다.
바다 전망이 바로 보이는 통창 앞에
화창한 햇살이 가득 스며듭니다.
노엘:(창밖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다가, 네 얼굴로 시선을 돌리며) 여기 카페 예쁘다. 마음에 들어.
에반스:마음에 들면 내일도 들를까?
노엘:음~ 그건 생각해볼래! 내일은 또 다른 곳에 가고 싶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에반스: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가고 싶은 곳 생기면 말해. 차도 있고.
노엘:음, 알았어. 그런데 형은 어디 가고 싶은 곳 없어? 아까부터 자꾸 내가 가자는 대로만 가잖아. 난 형이 가고 싶다는 곳에도 가고 싶은데. 형이 더 즐거워했으면 좋겠어.
에반스:(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난 괜찮아. 네가 좋아하는 곳이면 나에게도 의미 있으니까.
노엘:말은 그렇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형 거의 안 웃고 있잖아. 난 형이 즐거워하는 모습 보고 싶단 말이야. (투정을 부린다)
나 때문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형 보자고 놀러오자고 한 거 아닌데... (시무룩)
형 안 그래도 일 바빠서 쉴 틈도 없었는데 내가 이곳저곳 끌고 다녀서 피곤한 거 아닐까. 그러면 내일 우리 요트 투어만 하고 그 이후에는 리조트에서 그냥 쉬는 게 낫겠어. 어차피 있을 건 거기 다 있잖아. 수영장도 있고.
에반스:... '내가 그렇게 무뚝뚝하게 있었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내가 널 신경쓰게 했구나. 피곤한 건 아니고, 조금 ... 긴장했나봐. 별탈없이 여행이 잘 마무리됐으면 했거든.
노엘:...대체 뭐가 형을 그렇게 걱정하게 만드는 거야? 난 이해가 안 가. 별일이 뭐 있으려고.
에반스:...네가 마지막 날까지 즐거워했으면 좋겠어서.
노엘:나는 형만 있으면 즐거워 하는 거, 알잖아.
...나 때문에 이 여행 억지로 온 건 아니야?
(풀이 죽을대로 죽어서) ...나만 신난 것 같아서 섭섭해...
에반스:(네가 제대로 풀이 죽은 것을 보자, 조용히 한숨을 내쉰다. 이내 네 옆으로 다가가 어깨를 톡톡 두드려주며) 그런 거 아니야, 노엘. 싫었으면 여행 오자고 하지도 않았어. (표정을 부드럽게 풀며 달래듯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노엘:힝... (다정하게 자신을 쓰다듬어주는 네 손길에 고개를 비비다가, 툭 하고 네 어깨에 머리를 떨군다)
에반스:(픽 - 하고 웃음 섞인 숨을 내뱉으며 계속해서 쓰다듬어준다) 나 때문에 계속 걱정했구나.
노엘:(투정부리듯 네 어깨에 뺨을 비비며) 당연하지이... 나라고 늘 신나는 것도 늘 남 눈치 안 보는 것도 아니란 말이야. 형 활짝 웃는 모습 한 번 보고 싶어서 우스꽝스러운 짓도 했는데 반응이 시큰둥하니까...
에반스:고생했네, 내 동생. (어린 아이 달래주듯 두 팔로 너를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준다)
노엘:형은 바-보야. 바보멍텅구리 해삼말미잘.
에반스:(눈썹을 들어올리며) 내가 바보야? 왜?
노엘:(퉁명스럽게) 매번 나보고는 어리다, 어리다 하면서 어른 취급 한 번 안 해주면서- 내가 노력하고 있는 건 또 하나도 모르고... 흥.
에반스:그래서 섭섭했어?
노엘:(끄덕끄덕)
에반스:어떻게 하면 섭섭한 게 풀릴 것 같아?
노엘:... (있기야 하지만 부탁한다고 네가 들어줄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괜히 딴소리를 한다) 팬케이크에 아이스크림 하나 더 올려줘.
에반스:(생각보다 단순한 부탁에 의외라는 듯 눈을 조금 크게 뜨다가 평소보다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는다) 그거면 돼?
노엘:(끄덕끄덕)
에반스:알았어. 아이스크림 추가하고 올게. (여전히 웃으며 네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 주문하고 돌아온다)
노엘:... (입술을 삐죽 내밀며) 형은 바보바보야.
에반스:아직도 바보야? 이번엔 왜?
노엘:...그냥 바보야.
에반스:그런 게 어딨어.
노엘:여기이-
에반스:그럼 너는 바보의 동생이니까 똑같이 바보 아니야?
노엘:나야 원래 바보지.
에반스:응?
노엘:(끄덕)
에반스:왜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야?
노엘:미련해서?
에반스:? (노엘의 인간관계를 떠올리다가)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노엘:... (그냥 능력 쓰면 형이 나한테 갖는 감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진짜로 사랑받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지지부진하게 마음 졸이고 있는 내가 미련하지.) 그런 거 아니야.
때마침 호출벨이 울립니다.
노엘은 당신의 말을 자르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 없이 음식을 카운터에서 받아옵니다.
갓 구워진 따뜻한 팬케이크 위에
유크림이 잔뜩 든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고,
신선하게 탱글거리는 블루베리 콩포트와 메이플 시럽이
데코레이션처럼 뿌려져 있습니다.
노엘:(안 좋은 기분을 완전히 구석으로 밀어넣듯 웃으며 테이블에 트레이를 내려놓는다) 와- 맛있겠다. 얼른 먹어보자, 형!
에반스:'노엘이 뒤늦게 사춘기가 온 건가.' (갑자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구는 네 행동을 이해해보려 노력하다가 네가 털어놓지 않을 걸 직감한다.) '... 그동안 바빠서 제대로 된 대화를 안한지 오래됐지. 집에 가면 한 번 대화를 시도해볼까.'
'기껏 놀러왔는데 여기서 물어봤다가는 오히려 분위기만 깨겠지.' 그래. (식기를 들어 한입크기로 먹기 좋게 팬케이크를 썰어준다. 포크로 팬케이크를 푹 찍어 네게 건내주며) 자.
노엘:(네가 내민 포크를 건네받을까 하다가, 그냥 고개를 숙여 팬케이크만 쏙 뽑아 먹는다) 와아- 입에서 살살 녹아... 하나만 시키지 말고 두 개 시킬걸...
에반스:(잘 먹는 네 모습에 미소짓다가 다시 포크로 팬케이크를 찍어 건내준다) 지금이라도 하나 더 시킬까?
노엘:음~ (입에 든 팬케이크를 꿀꺽 삼키고 다시 네가 내밀어준 팬케이크를 아기 새마냥 받아 냠냠 먹으며) 그래도 곧 저녁 시간이니까, 참아볼래. (그렇게 말하고는 제 포크로 팬케이크를 콕 집어 네 입술 앞에 내민다)
에반스:(이걸 받아줄까 말까 고민하다가 어색한 듯 조금 볼을 붉히며) 나도 받아먹어야 해?
노엘:(말 없이 포크를 위아래로 흔들며 고개를 끄덕인다)
에반스:(망설이다 눈을 감고 입을 살짝 벌려 팬케이크를 받아먹는다.) ... 달아.
노엘:(네가 입술을 벌려 팬케이크를 삼키고 우물거리는 동안 네 입술을 빤히 바라보다가, 뒤늦게) ...아이스크림은 괜히 추가했나.
에반스:(한참이나 어린 동생에게 받아먹는 모습이 조금 부끄러워져 귀가 붉어진다. 팬케이크를 삼키고는) 왜? 좋아하잖아.
노엘:(아, 어떡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심장이 마구 날뛴다) ...형은 과하게 단 건 별로 안 좋아하잖아.
에반스:굳이 찾아먹진 않지만, 그렇다고 못 먹는 건 아니야. 그리고... (네가 툴툴거리며 했던 말이 신경쓰여 고개를 슬쩍 돌리며) 모처럼 놀러 왔으니까 재미없게 놀면 안되잖아.
노엘:(아... 어떻게 해. 그걸 신경쓰고 있구나. 너무 사랑스러워서 이대로 무너뜨리고 싶어. 아, 안 돼... 참아야 해...) ...헤헤. 고마워, 형아.
에반스:...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나는 누구랑 이렇게 놀러다닌 적이 없어서, 솔직히 어떻게 해야 재밌게 노는 건지 잘 몰라.
그런 건 네가 더 잘 아는 것 같으니까 음... 알려줘.
노엘:음~ 그건 맞는데 내가 노는 방식은 내 취향이랑 주관이 들어가 있으니까, 형한테는 안 맞을걸...? 방금 전만 해도 그렇잖아. 내가 서핑 하자니까 탐탁치 않아 했으면서.
에반스:그건... 그래도 내가 가장인데 물에 빠진 생쥐처럼 보이기 싫어서 그랬어. '이상적인 어른으로 보이고 싶었으니까.'
노엘:가장이 물에 빠진 생쥐면 어때. 그럴 수도 있지. 형은 그런 관념에 꽤 크게 집착하더라.
형이 내 앞에서 그러더라도 나는 형 우습게 안 봐. 알면서.
에반스:(잠시 너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살짝 피한다. 억지로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듯 눈썹을 찌푸리다가) 그건 아는데, ... 네 앞에서는 그래도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약한 부분을 털어놓는 게 어색해 드물게 뒷머리를 만지작거린다)
노엘:(내 앞에서 어른스러운 척하려고 하지만 이럴 때는 형도 그렇게까지 많은 나이가 아니라는 게 실감이 난단 말이야... 천천히 손을 들어 네 뒷머리를 마주 쓰다듬으며) 이제 나도 그렇게까지 약하지 않은 거, 알고는 있지?
에반스:... 그래. (귀를 붉힌 채 턱을 괴고 괜히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노엘:(아, 어떡하지... 당장 숙소로 돌아가서 재울까... 그러면 안 되는 걸 아는데도 자꾸 엄한 마음이 든다)
(생각을 가볍게 정리하며 포크로 팬케이크를 한 번 더 푹 찍어 네 입 앞에 내밀며) 이왕 여행 왔으니까, 못해 본 것들 많이 해보자. 형은 그동안 종이에 파묻혀 살았으니까, 밖에서 환기를 할 때도 됐어.
에반스:'또...' (스스로 먹을 수 있는데 자꾸만 입에 내미는 것을 거절하려 입을 벌리다 다시 다문다. 빤히 제 앞에 내밀어진 팬케이크를 바라보다 다시 속눈썹을 반쯤 내리깔고 작게 입을 벌려 받아먹는다) ... 너는 이런 게 익숙한가 보네.
노엘:응? 어떤 게?
에반스:어떻게 하면 재밌게 놀 수 있는 건지 같은 걸 알잖아.
노엘:아, 그거 - 형은 내 성적이 떨어진 적이 없으니까 몰랐겠지만, 나 여기저기 동아리도 많이 들고 친구들이랑 이것저것 체험도 많이 다녔어.
근데 형이 뭘 좋아할지는 감이 안 잡히네. 흐음...
에반스:매일 집에 일찍 들어오길래 그런 생활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네.
노엘:나 형 생각보다 훨씬 열심히 살았다니까?! 전에도 말했는데 안 믿었었던 거야?
에반스:솔직히... 그렇지.
노엘:너 - 무해.
에반스:그럼 나보다 재밌는 친구들도 많을 것 같은데.
노엘:글쎄, 그런가?
친구들이랑 하는 활동은 재밌기는 한데, 걔네 자체가 재밌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형이랑 걔네는 나한테 본질적으로 많이 다르지.
에반스:그래? (오늘 재미없다는 말을 여러 번 들어서 그런지 조금 의기소침해져서) 내가 그렇게 재밌는 사람도 아닌데 나랑은 왜 놀고 싶어 하는 거야?
노엘:내가 형을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하니까.
그리고 형이 재미없다는 게 아니라, 형이 나랑 놀면서 흥미롭지 않은 표정이어서 얘기한 거야. 이거랑 그거는 의미가 많이 다르다?! 알지?
에반스:... 응. (네 말에 시선을 피하며 짧게 숨을 내쉰다.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고개를 네 반대방향으로 돌리며) ...그렇게까지 말해주면 괜히 쑥스럽잖아.
노엘:...내가 형한테 좋아한다고 하는 거 하루이틀도 아닌데, 쑥스러울 것까지야. 형이 쑥스럼 타니까 나까지 기분 이상하잖아.
에반스:(왠지 모르게 어색해진 분위기에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 나랑 놀아줘서 고마워, 노엘.
노엘:(이대로 눈 딱 감고 몹쓸 짓을 해버리면 안 되나- 하는 내적갈등을 심히 겪다가 결국은 차분하게) 나랑도 놀아줘서 고마워, 형.
에반스:(무슨 말을 더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숙이다가 포크로 팬케이크를 푹 찍어 이미 반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에 묻혀주고는 네 입에 가져다준다) ...자.
노엘:(아... 사랑스러워... 결혼하고 싶어... 내 걸로 만들고 싶어... 라고 생각하다가 별안간 입가에 팬케이크가 닿자 반사적으로 받아먹는다)
에반스:(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른 채) 이제 네가 먹어. ...빨리 먹고 가자.
노엘:...응. (네가 빨리 가고 싶어하는 기색인 것 같아, 나머지 팬케이크를 푹푹푹 찍어 급히 먹어치운다) 가자-!
[리조트]
당신은 노엘과 함께 해산물 코스 요리로 저녁을 먹고
스위트룸 객실로 돌아왔습니다.
날이 더웠던 탓인지 노엘은
실내에 들어오자마자 급히 옷을 벗기 시작하네요.
하긴 이 날씨에 하루 종일 밖을 다녔으니
더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디.
노엘:(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소파에 걸쳐두며) 아... 시원하다. 좀 쉬어야겠어.
에반스:(네가 소파에 걸쳐둔 옷을 선 채로 곱게 접어두며 습관처럼 잔소리를 한다) 노엘, 더워도 실내에서는 옷을 입고 다녀야지.
노엘:(부루퉁하게 입을 내밀며) 잔소리꾼... 여기 우리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잖아. 그냥 형도 시원하게 벗어.
에반스:아는 사람이 없어도 원래 옷은 입어야 하는 거야. 너무 덥다 싶으면 샤워하고 와. 그게 더 빠를 거야. (너무 또 잔소리만 줄줄줄 한 것 같아 뒷말을 덧붙인다) ... 씻고 오면, 네가 좋아하는 거 시키도록 허락해줄게.
노엘:... 내가 좋아하는 거? 어떤 거?
에반스:룸서비스 내에 있는 디저트를 시켜도 되고, ... 음, 아니면 다른 좋아하는 거 있어? 씻는 동안 시켜놓을게.
노엘:음, 방금 막 밥 먹고 와서 식욕 없는데... (잠시 고민하다가) 그럼 나랑 와인 한 잔씩 할래?
에반스:(네 말에 순간 눈이 커졌다가 곧 인상을 지그시 찌푸린다) ...와인?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넌 아직... (입술을 다물고 잠시 널 바라보다가, 네가 성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떠올리고는 말을 삼킨다.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살짝 문지른다.) ...그래, 네 나이면 법적으로도 이제 문제없지. 내가 자꾸 네 나이를 까먹는 것 같다.
노엘:... 진짜 너무한데, 그 발언은.
노엘 크로윈, 이 일을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에반스:(그러다가도 단호하게) 그래도 많이는 안 돼. 알지. (네게는 첫 음주라고 생각하다가 너무나도 익숙한 투였음을 떠올리고는) ... 너 친구들이랑 술 마셔봤어?
노엘:...성인이 친구들이랑 노는데 술 약속이 빠지는 거 본 적 있어?
에반스:... 그건 그렇지.
취하고 그런 적은 없지?
노엘:주량이 궁금해서 많이 마셔본 적은 있는데, 취한 적은 아직까지 없어. 간이 건강한가봐, 나. 아니면 덩치가 커서인가?
에반스:하아 - (이마를 문지르다가) 적당히만 마시기로 하는 거야.
노엘:음, 알았어.
에반스:어서 씻고 와. 와인이랑... 곁들일 음식 하나 주문할게.
노엘:...형은 안 씻어도 돼?
에반스:어? 씻긴 씻어야지.
노엘:... 샤워 말고 목욕할 거야?
에반스:그러지 않을까. 쓰라고 만든 시설인데.
노엘:(같이 씻자고 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큰일나겠지...) 알았어. 목욕물 받아둘게.
에반스:? 그래.
노엘이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고 나면
당신은 프론트와 전화를 연결해
가볍게 와인 한 병과 치즈 플래터를 주문합니다.
에반스:(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창밖의 해변가를 멍하니 구경한다) '노엘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같이 술잔도 기울이는 날이 오고.'
그렇게 창밖을 구경하며 시간을 때우면
달칵 하고 욕실 문이 열립니다.
부연 수증기가 새어나오는 것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면
가운도 입지 않고 하반신에 수건만 두른 노엘이
툭툭 걸어나옵니다.
노엘:(변명하듯) ... 가운을 안 챙겨 들어갔어.
에반스:(네 모습에 순간 눈을 크게 뜨다가 , 곧 이마를 짚고 한숨을 내쉰다.) 노엘...
(말없이 곁에 있는 가운을 집어 들고 네 앞으로 다가간다) '에휴... 애를 잠시나마 어른으로 봐주려고 하다니.'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가운 입혀줄게. 수건 벗어봐.
노엘:(네 지시에 잠시 멈추었다가 하반신을 가린 수건을 툭 풀어낸다)
에반스:(무의식 중에 네 하반신을 보고 조금 놀란다.) ... ( 네가 눈치채지 못하게 다시 침착함을 유지하고 어깨에 가운을 걸쳐준다. 최대한 아래를 보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손길로 단단히 여며주고 끈까지 완벽하게 묶어준다.) ...자.
노엘:...이렇게까진 안 챙겨줘도 되는데.
에반스: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잖아. 지금 에어컨도 세게 틀어놓고 있는데.
노엘:이 정도로는 감기 안 걸려. 나 건강 체질인 거 알잖아.
에반스:...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노엘:(한동안 조용히 있다가) ...고작 내 좆 본 정도로 충격받을 거면서 이런 거엔 고집이 세단 말이야, 형은.
에반스:충격 안 받았어.
노엘:형은 얼굴에 감정이 티가 나.
에반스:... 어릴 때랑 많이 달라서 놀랐을 뿐이야.
충격받은 게 아니야.
노엘:그럴 순 있지. 근데 어릴 때랑 많이 다른 건 그것말고도 많잖아. 키라든가 골격이라든가 근력이라든가.
그것들엔 별 반응 안 하면서, 이거엔 반응이 과한 게 아닌가 해서.
에반스:그건... 매일 보는 모습이라 익숙해서 그런 거고.
노엘:언제는 나를 한사코 애 취급하더니, 이럴 때는 어른으로 느껴져?
에반스:... (일부러 네 시선을 피하며) 씻으러 가야겠어. '어색해.'
노엘:말을 할 거면 끝까지 해야지, 형.
에반스:... 그래.
노엘:이럴 때는 나를 그냥 단순히 애로는 못 보겠어? (천천히 고개를 숙여서 네 시선에 눈높이를 맞춘다)
에반스:(네 눈빛이 정면으로 닿자, 순간 시선을 옆으로 흘리며 입을 다문다. 한 박자 뜸을 들이다가 낮게 중얼거린다) ... 네가 성인인 건 진작에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네게서 먼저 떠올리는 건 꼬맹이 시절 모습이라 어색하게 느껴져서 그래.
노엘:아무리 어색하게 느낀다고 해도, 이 정도로 내 얼굴 한 번 똑바로 못 바라볼 정도야? (넌지시 네 어깨를 붙잡고 고개를 가까이 붙인다)
에반스:... 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물어보는 건지 모르겠어. 나는 충분히 대답했다고 생각하는데.
노엘:난 그저 형의 반응이 과격해서 되물어봤을 뿐이야. 형이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안 붙잡을게. (천천히 네 어깨를 놓아주며) 욕실 욕조에 물 미온으로 맞춰서 채워뒀어. 바로 들어가도 될 거야.
에반스:... 그래. 고맙다. (상황이 불편한 듯 바로 몸을 돌려 갈아입을 잠옷과 함께 욕실로 들어간다)
탁-
문이 닫히고 나자 깊은 한숨이 새어나옵니다.
에반스:
건강
기준치:60/30/12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휴...
어쩐지 눈앞이 어지러웠지만
혼자 남게 되니 천천히 진정이 되는군요.
욕실 안에는 노엘이 씻고 나온 흔적과
미약하게 열이 오르는 욕조의 열기로
따뜻한 김이 피어오릅니다.
당신은 일부러 시간을 벌려는 듯 천천히 옷을 벗고
천천히 욕조 안에 몸을 담급니다.
입욕제도 미리 풀어두었던 것인지
물에서 향긋한 로즈우드 향기가 납니다.
당신은 그 안에 몸을 푹 적시고 입가까지 적시며
가만히 생각에 잠깁니다.
에반스:하아 - (고개를 뒤로 젖히고 푹푹 한숨을 내쉰다) '아까 왜 단호하게 반박하질 못한 거지?' (해맑게 웃으며 제게 폭 안기던 11살의 노엘이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해진다) '어쩌면 내가 노엘을 어린애로만 보고 싶어하는 건가.'
도저히 답을 내리기가 어려워
한참이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이윽고 밖에서는 초인종 소리와 문 열고 닫히는 소리가 납니다.
아무래도 룸서비스가 도착한 모양이죠.
더는 목욕을 한다는 핑계로 혼자 있기에도
눈치가 보입니디.
당신은 결국 가볍게 머리와 몸을 헹구고
욕조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밖으로 발을 뻗으려는 순간...
에반스: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48
판정결과:보통 성공
욕조 옆 비품들이 발끝에 밀려
가볍게 쓰러집니다.
당신은 욕조 밖에 가만히 서
그것들을 정리하고는 챙겨온 잠옷을 꿰어입습니다.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거실로 나가보면
노엘이 후줄근하게 끈이 풀린 가운 차림으로
잔에 와인을 따르고 있습니다.
노엘:(가만히 잔 두 개에 와인을 채우며) 다 씻었어, 형?
에반스:(고개를 끄덕이며) 응. (또 가운이 후줄근해진 걸 확인하곤 다시 끈을 단단히 묶어준다) 끈이 살짝 풀렸길래.
에반스: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75
판정결과:보통 성공
가만히 끈을 묶어주려는데
다리를 꼬고 앉은 노엘의 허벅지 사이로
무언가가 보였던 듯합니다.
천천히 입술이 닫힙니다.
에반스: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51
판정결과:보통 성공
눈동자가 일순간 흔들렸지만
금방 평정을 되찾았습니다.
에반스:(네게 와인을 건네주며) 자.
노엘:(네가 내민 와인잔을 받아들고, 네 잔에 가볍게 부딪히며) 건배.
에반스:... 건배. (왠지 모르게 목이 타서 한번에 잔을 절반 정도 비운다) 후 -
노엘:(가만히 입술을 축이다가 네가 벌컥벌컥 와인을 들이키는 모습에 급히 잔을 뺏어든다) 너무 급해. 천천히 마셔. 몸 상할라.
에반스:(눈썹이 살짝 치켜올라가지만 되찾으려 손을 뻗지는 않는다)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노엘:내가 형한테 그런 소리도 듣고...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있네. 걱정은 늘 형이 더 많이 하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 하는 건 내 몫이었는데.
에반스:... 내 주량은 내가 잘 아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뜻이었어.
노엘:그래도 급하게 마시면 속이 상하는 건 맞잖아.
에반스:...그래. 네 말대로 천천히 마실게. 많이 컸네, 노엘. 형한테 잔소리도 하고.
노엘:뭐만 하면 많이 컸대. 내가 형은 왜 이렇게 작아졌어 라고 물으면 화낼 거면서.
에반스:고작 한 뼘 차이로 작다고 하는 거야?
노엘:(태연하게) '작아진' 건 맞잖아.
에반스:네가 '커진' 거지.
노엘:그것도 맞지. 내 말 뜻은, 예전만큼 형이 커보이진 않게 되었다는 거야.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적응할 건 해야지.
에반스:(살짝 기분 좋게 오른 취기에 피식 웃으며 소파에 몸을 기댄다) 키만 컸으면서 적응을 어떻게 하라는 거야?
노엘:키만 커진 게 아닐 텐데-
에반스:그럼 뭐 키 말고 더 있어?
노엘:전부 다.
에반스:(느른하게 눈을 감고 머리까지 뒤로 기대며) 그래봤자 여전히 혼자 못 자잖아. 덜렁대기나 하고.
노엘:혼자 못 자는 게 아니라 형이랑 자고 싶어하는 거고, 덜렁대는 게 아니라 신이 나는 거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에반스:그래 그래 -
가운도 안 챙기고, 기껏 입혀놨더니 후줄근하게 풀어놓고 말야.
노엘:내가 푼 게 아니라 풀린 거야. 가운이 내 옷 사이즈보다 작아서 끈도 짦단 말이야.
에반스:그럼 잠옷으로 갈아입고 오면 되지.
노엘:귀찮았어.
에반스:거봐. 몸만 컸지.
노엘:...
난 형이 나보고 몸만 컸다고 할 때마다 속상한데, 언제까지 그 소리 해?
에반스:... 네가 좀 더 신중해졌으면 해서 한 말이야.
노엘:나도 신중하려면 신중할 수 있어. 내가 웃음기 하나 없이 말하고 있는 상황에도 그게 안 느껴져?
에반스:... 알겠어. 이제 그런 식으로 얘기 안 할게.
노엘:... (네가 져주려고 하자 갑자기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진 마. 난 그저... 형 눈에 내가 언제까지고 어린 아이가 아니었으면 할 뿐이야.
에반스:나를 어릴 때 대하던 모습 그대로 대해줘서 그게 잘... 음, 안 됐던 것 같다. (살짝 눈썹을 찌푸린 채 미소지으며) 이상하지, 네 말대로 이렇게 잘 커줬는데.
노엘:... 내가 어릴 때 대하던 모습 그대로 형을 대하는 게, 우리 관계에 별로 좋지 않은 걸까?
하지만 갑자기 바꾸고 싶지는 않아. 형은 늘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고... 형을 보면 행복해지는 건 나한테 너무 당연하단 말이야...
에반스:(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좋지 않다기보단, 내 문제야.
노엘:형의 문제라니?
에반스:아마도 나는... (슬쩍 고개를 돌리며) 네가 이미 내 손을 떠나도 될 정도로 커버렸다는 걸 인정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
노엘:...확실히 그렇긴 하지. 하지만 실제로 떠날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생각할 것도 없다고 봐, 나는.
일단 난 형이랑 사는 집에서 독립할 생각이 전혀 없어. 전에 그냥 같이 살겠다고 한 말, 진심이야.
내가 형한테 유일한 가족이듯 형도 나한테 마찬가지야. 내가 형을 두고 어디를 가겠어.
에반스:(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네 말대로... 서로 유일한 가족인데, 내가 괜히 쓸데없이 겁먹은 거지.
...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부모님 대신 널 책임지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어쩌면 너를 잘... 성장시켜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유일한 가족인 네가 언젠가 독립할 걸 내 마음대로 생각해버린 거지.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걸 어린 동생에게 맨정신으로 털어놓자니 복잡해져서 다시 한 번 술을 들이킨다) ...미안하다, 노엘.
노엘:...미안할 게 뭐 있어. 가족인데. (가만히 너를 따라 술을 들이키고, 조심스럽게 잔에서 입술을 떼며) 형은... 내가 떠났으면 좋겠어? 전에도 나보고 더 넓은 세상으로 가서 자유롭게 살면 좋겠다 했었잖아. 날 위한다는 명목 말고, 형의 진짜 속마음은 뭐야?
...이기적이어도 상관 없어. 나는 오히려 형의 마음이 이기적인 마음이면 좋겠으니까.
형이 날 계속 어린 아이로 보고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거랑, 형이 나보고 더 넓은 세상에 가서 살라는 말은 솔직히 좀 상반되지 않나 생각이 들어.
에반스:(말없이 잔을 빤히 바라보며 손끝으로 굴리다 멈추고, 너를 곧게 바라본다. 숨을 고르다가) ... 솔직히 말하면, 나도 네가 있는 게 익숙하고 좋지. 넓기만 해져버린 적적한 집안에 생기를 돋게 만드니까. (씁쓸하게 웃으며 나직한 투로) 더 넓은 세상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던 건, 그게 부모님이 원하셨을 것 같았던 것도 있고... 그냥 내가 더이상 네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서 그랬어.
나 하나만 보며 평생을 살기에 너는 빛이 나는 사람이니까. 너한테 자유를 주는 척이라도 해야, 내가 좀 덜 이기적인 인간처럼 보일 테니까.
노엘:흠... 형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딱 한 단어로 표현하는 요즘 세대 단어가 있지.
'삽질한다'
에반스:... (한쪽 눈썹을 까딱이며) 뭐?
노엘:형이 생각하는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어야지만 가능한 거야?
이미 클 만큼 다 키워줘 놓고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면 뭐. 해줘왔던 게 있는데.
그리고 나 장학금 타왔다고 하지만 대학교 생활 학비랑 생활비 많이 들어. 형은 아직도 내 뒤치닥거리를 해줘야해.
에반스:(제법 현실적인 말에 피식 웃어버리며) 그래? 아직 내가 필요해?
노엘:(히죽거리며) 평생 필요할걸?
형은 나한테 전부니까.
에반스:...너도 참 특이해- 보통은 다들 빨리 독립해서 나가겠다고들 한다던데.
노엘:흠, 그거야 다들 집안에 남모를 갈등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겠어? 아늑하고 편안한 거주지를 제 발로 떠나는 짐승이 어디 있어?
다들 우리처럼 사이 좋은 가족 관계는 아니니까 그렇겠지.
에반스:그런가. 나랑 살면 재미없을텐데.
노엘:형은 얼굴 보기만 해도 재밌어~
에반스:얼굴이 재밌다고?
노엘:응, 평소에는 냉철하고 무뚝뚝해 보이는데 내가 몇 마디 건네면 금방 무너져서 당황하는 게 귀여워.
아, 형한테 귀엽다고 말하면 좀 실례인가? 근데 사실인데.
에반스:귀엽... 너는 무슨 한참이나 나이차이 나는 형한테 귀엽다고 해.
노엘:앞 자리 숫자 같으면 다 거기서 거기지, 요즘 8살 차이가 큰가? 고리타분하네~
에반스:8년이면 바깥 풍경도 바뀌거든.
노엘: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가족일 텐데 뭐.
에반스:(잔을 들며 담담하게) ... 그러네.
노엘:(싱그럽게 웃으며 네 잔에 제 잔을 살짝 부딪힌다. 팅- 맑은 소리가 울린다)
에반스:(잔을 비워내고 농담조로) 그 차림으로 술 마시고 에어컨 쐐면 감기걸리기 더 쉬운 거 알지?
노엘:에이~ 감기 같은 거 안 걸리는 체질이고 형한테 옮기지도 않을 테니까 염려 놓으시죠?
에반스:그래 - 건강해서 좋겠네.
노엘:(가운이 다 벌어진 채로 키득키득 웃으며 와인만 들이킨다) 응, 건강하니까 좋더라~
에반스:(또 흐트러진 가운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돌린다. 또 가운의 양 옆을 확 감싸주며) 가운 좀 여며, 건강한 건 좋지만 허술하게 굴다가 진짜 걸리면 어떡하려고 그래.
노엘:안 걸린다니까 왜 그렇게 신경을 쓰고 그래. 이쯤이면 형이 내 몸 보기 민망해서 그런 거 아니야?
나 농구할 때 상의 탈의하면 사람들이 은근슬쩍 구경하는 걸로 봐서는, 나 몸 꽤나 볼만한 편 같은데.
에반스:(눈을 가늘게 뜨며) 형한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고개를 돌리며) 헛소리하지 말고 마저 마셔.
노엘:(키득키득거리며) 형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놀려~ 아, 근데 반박은 안 하는 거 보니까 맞구나?
에반스:어릴 때는 귀여웠는데 징그러워져서 그런 거거든.
노엘:...
너-무해.
(입을 비죽 내밀고 토라진 듯 고개를 돌린다)
나 상처받았어. 형이랑 말 안 할 거야. 그으래- 커져서 징그러워져서 미안하다-
언제는 나보고 잘 커줘서 고맙다더니, 그런 소리 할 거면 밥도 먹이지 말고 티컵 강아지처럼 두기 그랬어- (비꼰다)
에반스:어른으로 봐준다니까 형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네, 이제는.
노엘:흥.
그래도 징그럽다는 말은 상처야.
앞으로는 형한테 애교도 안 부릴 거야. (투덜투덜)
에반스:내가 네 몸 평가해서 뭐해. (작게 웃으며 빈 잔에 와인을 따른다)
노엘:차라리 별 생각 없다고 하면 되지... (꿍얼꿍얼) 징그럽다는 단어까지 쓰고.... (꿍얼꿍얼)
그리고 뭐, '징그럽다'는 평가 아닌가...?! (꿍얼꿍얼)
에반스:(옆에서 계속 궁시렁대는 게 여전히 귀여운 동생 같아서 가만히 네가 하는 말을 듣기만 한다. 그러다 잔을 든 채 나른하게 미소지으며 소파에 기댄다.) ... 할 말 다 끝났어?
노엘:(토라질 대로 토라져서는)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형 좋다고 따라다니는 하나뿐인 동생한테 '징그럽다'는 표현은 심하거든? 나 살면서 그런 소리 처음 들어본다고. 어디 가서 귀엽다거나 잘생겼다거나 좋아한다거나 하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에반스:(쉬지도 않고 쫑알거리는 걸 듣고 눈을 감고 웃음소릴 내다가 눈만 굴려 너를 바라본다) 그래 - 인기 많겠네, 내 동생.
노엘:... 지금 그뜻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잖아- 형은 진짜 아무것도 모르네. 바-보.
에반스:(편해진 분위기에 가볍게 장난을 치며) 그래 - 나 바보 됐으니까 이제 네가 크로윈 집안의 가장이야. 잘 부탁해.
노엘:대학교 다니는 것도 빡센데 가장까지?! 나 몸 반으로 쪼개지겠는데- 내가 가장 역할 맡으면 형은 그동안 뭐 하고?
에반스:(가볍게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글쎄... 생각 안 해봤는데.
노엘:... (잠시 조용히 있다가 넌지시) 일 쉬고 싶어?
형은 나한테 직장이나 일 관련으로 투덜거리는 일은 없지만, 업무 강도가 너무 센 것 같긴 해.
매일 밤 늦게까지 서류만 들여다보고...
에반스:아니, 쉬고 싶은 건 아냐. 솔직히 바쁘게 시간 보내면 보람을 느끼거든.
(다시 술잔을 기울이며 반눈을 뜨고) ... 솔직히 너 아니면, 휴가 낼 일도 없고.
노엘:그치만... 형이 아무리 일 중독 일벌레라고는 해도 몸에 무리가 가는 건 다른 문제 아니야?
에반스:아직은 괜찮아. (눈썹을 살짝 들어올리며) 근데 뭐? 일 중독, 일 벌레?
노엘:(아차! 하는 표정을 지으며) 에헤헤...
내가 밤마다 형 야식 차려주는 거 기억하지? 응? 사랑해~
에반스:그것도 네가 매번 같이 먹자고 찾아와서 내가 먹어주는 거잖아.
노엘:...
알았어... (시무룩)
다음부터는... 쓸쓸하게 식탁에 혼자 앉아서 손수건으로 눈물 훔치면서 먹든가 할게... (우는 시늉을 낸다)
에반스:(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가 최고의 프로파일러인데 네 연기도 못 알아볼 것 같아?
(한숨을 내쉬며 네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가벼운 투로) 너 좋아하는 애들은 네가 이러는 거 알아?
노엘:장난인데 이걸 안 받아주네...
모르겠지. 난 형 앞에서만 이러니까.
에반스:평소에는 어떤데? 나한테 학교 생활 얘기는 잘 안 하잖아.
노엘:뭐... 학교 생활이야 늘 따분하지.
다 거기서 거기잖아.
에반스:따분한 것 치고 할 거 다 하고 다닌 것 같은데, 너.
노엘:...그래도 학교에서 보호자 부른 적은 한 번도 없잖아. 대학도 좋은 곳 붙고. '
하여튼... 딱히 뭐 없어. 어울려다니는 무리가 있기야 하지만, 걔네를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에반스:벌써 나보다 세상 다 산 사람처럼 굴면 어떡해. 친구들끼리 재미있는 추억 같은 것도 없어?
노엘:응, 딱히?
어차피 걔네도 나한테까지 진심 아니야. 신경쓰지 마. 그냥 어디 놀러갈 때 서로 농담따먹기 하고 머릿수만 채우는 거지.
에반스:큰일났네. 이렇게 형만 좋아해서 어쩌나...
노엘:형이 길들였으니까 책임져줘~
아, 이미 책임지고 있지? 맞다, 맞다.
평생해줘~
에반스:뻔뻔하네. 아 - 확 도망가야 하나...
노엘:(ㅋㅋ) 어디로 가게.
형 갈 곳 없잖아.
에반스:말이 심하네. (그러면서도 같이 쿡쿡 웃으며 술을 한 모금 마신다.) '아, 오랜만에 너무 빨리 마셔버렸네.' (슬슬 몸에 열이 오르려 하자 잔을 내려놓는다.)
노엘:(한 잔 더 마시려다가 네가 잔을 내려놓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며) 더 안 마셔? 취할 것 같아?
에반스:아직 취한 건 아닌데, (잔을 멀찍이 밀어두며) 괜히 더 마셨다간 내가 못 볼 꼴 보여줄 것 같아서. (살짝 뺨이 붉어진 채로 눈을 꾹 감고 머리를 소파에 푹 기댄다) 네 앞에서 괜한 모습 보이기 싫거든. '조금... 졸리네.'
노엘:으휴, 어른스러운 척하기는. (네 몸을 감싸안으며) 가서 잘래?
에반스:(눈꺼풀을 반만 들어올리며 너를 힐끔거린다) ... 그럴까. (피곤해서 뒷머리가 흐트러질 정도로 머리를 기대며 작게 앓는 숨을 내쉬다가) 그래도 "재미있는" 여행하러 온 건데, 너 혼자 처량하게 술 마시게 둘 순 없지.
노엘:...자꾸 '재미있는'을 강조하네. 그렇게까지 충격이었어? 부담 가지라고 한 얘기는 아니었는데.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나 네 몸을 끌어당기며) 됐어, 나도 슬슬 피곤해. 자러 가자. 업어줄게.
참고로 침실 가려면 계단 올라가야 한다? 기억은 하지? 술 취해서 비틀거리다가 사고 낼 생각 아니면 그냥 업혀. 나 힘 세.
에반스:(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리며, 무심하게) ... 기억 안 날리가. (살짝 흐트러진 머리를 다듬고 작게 한숨을 내쉬며) ... 그 몸으로 힘이 약할 거라고 생각도 안 했어. (네게 몸을 맡기며) 이번만 부탁할 거야...
노엘:(가만히 네 앞에 등을 내밀어 숙이고, 네 몸을 업어들며) 하여간 고집은... (네 허벅지 뒤쪽을 단단히 받친 채 몸을 일으켜 세운다. 네가 기대기 쉽게 허리를 조금 숙이고 계단을 오르며) 형 너무 가볍다. 살 좀 찌워.
에반스:살찔 틈이 어딨어...
노엘:(네 허벅지를 은근하게 쓰다듬으며) 그래도 찌워야지. 노년에 골골거릴 거 아니면.
에반스:벌써 내 노년까지 생각하는 거야?
노엘:생각은 하지. 내가 부양할 거야.
에반스:그럼 안 찌우고 동생한테 부양이나 받아볼까.
노엘:(네 입에서 나올 것 같지 않은 발언에 잠시 벙쪘다가 어깨까지 들썩이며 웃는다) 그래, 그래~ 내가 돈도 벌어오고 형 병원까지 모셔가고 다 할게.
에반스:(실없는 소리라 생각해 피식 웃으며) 내가 동생 참 잘 키웠네.
노엘:(형은 언제까지 이렇게 귀엽고 예쁘려나... 아, 평생 같이 있고 싶어... 맛있는 거 많이 먹이고 예쁜 모습 나만 보고 싶다... 아, 나중에 형이 나이 들어서 옷도 혼자서 못 갈아입으면 내가 입혀줘야 하나? 아, 씨발 너무 꼴리는데...)
당신이 가만히 등에 업혀 있으면
노엘은 침실까지 문을 열고 들어가
당신을 침대에 가지런히 눕힙니다.
그리고는 자신도 옆자리에 누우며
히죽거리네요.
에반스:(눈을 가늘게 뜨며) 왜 바보처럼 웃어?
노엘:(네 보랏빛 눈동자가 가늘어지는 것마저 사랑스러워서) ...침대 포근해서 좋아.
에반스:(차가워진 시트가 몸의 열을 조금씩 낮추는 것에 기분 좋게 웃으며) 그러게... 포근하네.
노엘:(눈매까지 접으며 부스스 웃는다. 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너무너무... 뜬금없이 말하면 이상하겠지. 참아야겠지...)
(한참이나 조용히 있다가 이불을 끌어 네 위에 덮어주며) 자자.
에반스:(푹신한 침대와 기분 좋은 취기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든다. 나른한 얼굴로) 더워.
(이불을 네게로 옮기고 그 위로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이불의 겉면의 시원함을 느끼며) 너 많이 덮어.
너는... 옷 같지도 않은 거 입고 있으니까 네가 덮어야 해.
노엘:(제대로 눈도 못 뜨면서 이불을 덮어주는 손길이 따뜻하다. 이 순간이 영원하면 좋겠다. 하지만 동시에 영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마음은 대체 어느 쪽일까.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손끝을 까딱거리다가 이윽고 베개를 틀어쥐며) ...고마워, 형. 잘 자.
3일째,
오늘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요트를 타러 가는 날입니다.
일찍 아침 식사를 마치고 너무 늦지 않게 시내로 나가도록 합시다.
저 드넓은 바다 위에 수놓아질 평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요트 사무소에서 온 안내문에 따르면 수영복을 입고,
그 위에 젖어도 괜찮은 얇은 옷을 입고 오는 걸 추천한다고 하네요.
당신은 요트 사무소의 안내대로 래쉬가드를 입고,
노엘은 수영복에 가벼운 면 티셔츠를 걸쳤습니다.
가만히 차량을 끌고 바다로 향하면
오늘 해변은 무척이나 조용하군요.
모르고 보았을 때는 별 다를 거 없이 그저 아름다운 바다였겠지만,
어제의 그 일렁임을 보았더니, 평화로운 수면이 어제와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요트 투어 사무소에 도착하면 예약을 확인한 뒤 신발은 맡겨두고 요트에 탑승하게 됩니다.
음료와 식사는 요트에서 제공한다고 합니다.
샴페인에 랍스터 샌드위치!
선상에서 즐기기에 괜찮은 메뉴 아닌가요?
햇빛은 바로 우리 머리 위에 내리쬐고,
블루 레몬 에이드를 닮은 파도는 새하얀 거품과 함께 살갗에 닿아 쏟아집니다.
꼭 하늘과 바다를 가위질하는 기분이 듭니다.
빠르게 달리는 흰 요트를 휘감는 청명한 바람은
백사장 위를 걸을 때의 관능적인 순간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 청량감이 몸 속을 가득 채웁니다.
자유나 희망, 해방감, 고양감이란 이런 순간에 태어난 단어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엘:(요트가 향하는 방향을 향해 경탄을 내지르다가, 너를 돌아본다. 순식간에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헤집어지며 산발이 된 채로) 으앗...! (급하게 머리를 주섬주섬 만진다)
에반스:(살짝 웃음이 새어나오면서도 담담한 목소리로) 어차피 정돈해도 금방 망가질텐데 뭐하러 신경 써.
노엘:그래도... (형 모습 보고 싶은데...)
에반스:이번 여행에서 이걸 제일 기대하고 있었잖아.
노엘:...응, 그렇지. (사실 바다를 가로지르며 바다 윤슬이 형 얼굴에 반사되는 빛깔을 제일 보고 싶었어)
에반스:(한 손으로 어깨를 감싸며 가까이 다가가 네 안색을 살핀다) 왜 그래? 멀미라도 하는 거야?
노엘:아니, 그런 게 아니라... 좋아서. (따뜻한 눈빛으로 웃으며 요트 난간을 손에 쥐고 가볍게 상체를 앞뒤로 민다)
에반스:(본인의 체구도 잊어버린 듯 순수한 아이처럼 난간을 잡고 노는 것을 보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다칠까 걱정돼서 네 뒤로 허리를 팔로 지탱해주며) 조심해야지, 노엘.
노엘:(다정한 네 행동에 심장이 쿵쿵 뛴다. 하릴없이 웃음을 터뜨리며 천천히 행동을 멈춘다) 응, 형아.
에반스:그러고보니, 이 마을 사람들은 인어라는 걸 되게 강하게 믿고 있던데, 심심하면 한 번 찾아보지 그래.
노엘:음, 그럴까? 그런데 어제 형이 포케 가게에서 대화하는 거 엿들어보니 만나기 쉽지 않다며. 실재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그런 행운을 찾는다? 그건 좀 요원한 가능성 아닐까.
형 성격상 인어의 존재를 믿는 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나 별로 안 심심해~ 형이랑 있으면 재밌다니까?
에반스:친구들이랑 노는 건 따분해하면서, 걔네보다 더더욱 아무것도 안 하는 나랑 노는 게 뭐가 재밌어?
노엘:걔네랑은 다르지. 나는 형을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아무것도 안 해도 즐거운 거야. 형은 그런 것도 몰라? 아직 한참 더 커야하네 - (네 말투를 따라하듯 흉내내지만 어서르다)
에반스:까불기는.
노엘:(키득) 어때, 형 흉내 좀 내봤는데 괜찮아?
에반스:하나도 안 닮았어.
노엘:이럴 수가...
큼큼, 좋았어! 다시 해볼게! 아, 우리 에반스- 겉은 다 컸지만 속은 아직 어린 애구나. 아직 한참 더 커야 하네- (여전히 어설프다)
에반스:(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팔짱을 끼고 너를 흘겨본다) 너 두려울 게 없나 보네.
노엘:...에헤헤. 아~ 흉내 좀 내본 거 가지고 치사하게 굴 거 아니지 형아? 사랑해~
에반스:(잔소리) 툭하면 사랑한다는 말로 얼버무리려 하지마.
노엘:에이~ 좋으면서 괜히 그래~
에반스:에휴 - '얘를 어른으로 대하는 게 맞는 선택이었던 걸까.'
가만히 한숨을 쉬며 앞을 바라보면
선체를 스치는 파도의 리듬이 고요한 흔들림을 만들어냅니다.
햇살은 수면 위에서 수천 갈래로 흩어져 반짝이고,
윤슬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일렁이며 끝없이 이어지는군요.
문득 한 곳에 멈춰 선 요트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에반스:
지능
기준치:70/35/14
굴림:80
판정결과:실패
이상합니다, 요트 조종사가 점심 시간이 되기 전에는
요트를 멈추는 일 없이 계속 달릴 거라고 했는데...
낌새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노엘 또한 눈치챘는지
노엘이 가만히 조종실로 다가가 요트 조종사를 불러 보지만
어디에도 답변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저 멀리에도 건물이나 섬 하나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순간.
에반스:
정신
기준치:60/30/12
굴림:48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순간 원래 있었던 섬에서 너무 멀어졌다는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힙니다.
원래는 섬 주위를 쭈욱 도는 코스였을 텐데…
그러니까,
단지 이 앞 바다 어디가 아니라 아주 다른 곳으로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여기는 어디인거죠?
에반스: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1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당신이 혼란스러운 기분에 휩싸여 있으면
조종실에 다녀온 노엘이 헐떡이며 돌아옵니다.
노엘:(다급하게) 없, 없어...! 조종사가 없어...! 대체 어딜 간 거지? 누가 물에 빠지는 소리도 안 들렸는데!
형은 뭐 전해들은 거 없어?!
에반스:(눈을 크게 뜨며 순간 시선이 흔들리지만, 곧 단호한 투로) ... 진정해, 노엘. 나도 이런 건 전해들은 적 없는데. (속으로는 심장이 뛰지만, 손을 살짝 뻗어 네 어깨를 붙잡고 안정시키려한다) 일단 침착하자. 괜히 패닉에 빠지면 아무것도 못해.
노엘:으, 으응... (진정하듯 숨을 크게 들이쉬고 쉰다)
에반스:(네 두 손을 잡아주고 호흡이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
노엘:응... 고마워, 형아... 이제 괜찮아. 주변에 어디 도움 요청할 곳이 있나 찾아보자.
에반스:그래. ... 혹시 모르니까 흩어지지 말고 같이 다니는 게 좋겠어.
(네 손을 잡은 채 주변을 둘러본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동굴이 하나 보입니다.
따로 섬이 있는 것도, 파도가 칠만한 곳도 아닌데...
우뚝 선 바위 안에 깊은 동굴이 참으로 묘합니다.
당신이 그 동굴을 의아한 듯 바라보고 있으면
노엘이 당신을 따라서 시선을 고정합니다.
노엘:
지능
기준치:55/27/11
굴림:2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가만히 입술을 벌리고 멍하니 있다가) ...저거, 관광 가이드북에 딸린 인어의 전설 삽화에서 봤어.
똑같이 생겼어.
에반스:(모든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미심쩍으면서도 입을 벌린다) ... 진짜 저런 게 있었다고?
노엘:...믿기지는 않지만, 이 망망대해에 배 한 척 안 떠가는데... 저쪽으로 가보는 편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에반스:... (뭐가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은 곳에 들어가는 게 맞나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노엘:...우리 형 수영 못하는데... 음. 일단 조종실로 가볼까.
에반스:(끄덕) 조종사가 사라진 이유에 대한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종실로 향하면
조종실은 누군가가 사라진 기미도 없이
조용히 옅은 진동을 내며 정지해 있습니다.
점심 식사 메뉴로 보이는
도시락 가방도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당신이 조종실 내부를 훑어보며 조종사의 행적을 찾고 있으면
노엘이 가만히 조종실의 키를 확인하다가 자리를 잡고 서 봅니다.
노엘:(키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쥐며) ...친구가 조종하는 것만 봐서 자신 없긴 한데.
해보고 안 되면 말자.
에반스:너 대체 친구들이랑 뭘 하면서 놀은... 하아- 아니다. 해보고 안되면 바로 내려놓는 거야. 여기서 더 잘못되면 안되니까.
노엘:응.
노엘:
항법
기준치:40/20/8
굴림:43
판정결과:실패
노엘은 잠시 조종실 좌판 앞을 잠시 헤매다가
이것저것 눌러봅니다.
음... 작동하지 않는군요.
아무래도 이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에반스:... (네 손을 저지하며) 그만하는 게 좋겠어.
노엘:응... 어쩔 수 없지. 수영을 해서 가야 할 것 같아.
괜찮겠어 형?
무슨 일 생겨도 내가 끌고 나올 순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에반스:(잠깐 얼굴을 굳히며 시선을 떨구다가) ... 어쩔 수 없잖아. 이 방법 밖에 없는데.
(슬쩍 파도가 치는 바다에 시선을 준다. 속이 울렁거리지만 네 앞에서는 침착한 투로) 가자, 노엘.
노엘:(살짝 네 손을 잡아서 토닥거리고는) 응, 가자.
당신은 노엘과 함께 요트 갑판으로 이동합니다.
난간 주변을 살펴보면 구석에 스노클링 용도로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사다리가 보이네요.
노엘이 혹시나 싶어 먼저 내려가고
당신은 그를 뒤따라 바다 속으로 입수합니다.
노엘:
수영
기준치:60/30/12
굴림:61
판정결과:실패
에반스:
수영
기준치:45/22/9
굴림:78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수영을 시도하려다가 금세
어푸어푸 아래로 몸이 잠깁니다.
노엘은 가만히 동굴을 향해 헤엄치다 말고
당신에게로 돌아와 사방으로 물을 튀기는 당신에게 급히 다가옵니다.
몸이 꼬르륵 잠기고 눈앞에 공기방울이 떠가려는 그때
노엘이 재주 좋게 당신의 몸을 겹쳐 안고
안심시키듯 등을 쓸어내리고는
이윽고 당신을 데리고 동굴까지 나아갑니다.
물을 많이 먹은 탓인지 고개가 자꾸 아래로 고꾸라집니다.
짜디짠 바닷물이 혓바닥에 남기는 맛과 함께
정신이 살짝 희미해집니다.
.
.
.
쿨럭, 쿨럭.
입가에서 거칠게 짠물과 비릿한 피맛이 토해집니다.
당신은 요동치는 눈으로 겨우 겨우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가슴팍을 옥죄고 있던 압박의 소실,
당신의 턱을 들어올리는 손끝,
부드럽게 겹쳐지는 입술 사이로 느껴지는 짠맛.
축축하게 젖은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늘어져 있습니다.
노엘:(기도로 숨을 불어넣고 다시금 네 가슴팍에 손을 겹쳐 압박을 주려다가, 네 들려진 눈꺼풀에 황급히 네 안색을 살피며) 형...! 괜찮아?
에반스:(목구멍에 미처 빠져나오지 않은 바닷물을 토해내다가, 눈을 잠시 감고 천천히 숨을 고른다) 하아... 이제 괜찮아.
노엘:(네 입가에 토해진 바닷물을 거리낌 없이 손으로 닦아내고 네 입술을 깨끗이 문지르며, 울상지은 얼굴로) ...형한테 큰일나는 줄 알고 너무 놀랐어.
에반스:(아직도 물속에서 느꼈던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손끝이 살짝 떨리지만 애써 티내지 않으려 뒤로 숨기고) ... 고맙다, 노엘. 네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노엘:(애써 괜찮은 척하지만 두려움으로 떨리는 네 입술을 읽어내고는, 네 상체를 들어올려 크게 부둥켜 안는다) 미안, 미안해... 내가 괜히 동굴에 오자고 해서... (네 젖은 어깨에 얼굴을 비빈다)
에반스:(두 팔로 너를 안고 등을 토닥여주며 잠시 눈을 감는다. 조금 약해진 목소리로) 괜찮아, 노엘. 네 잘못이 아니야.
노엘:(눈이 글썽글썽한 채로) ...으응. 응... (코가 막혀 살짝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당신은 노엘을 달래주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어두운 동굴이 아가리를 벌린 듯 놓여 있습니다.
저 너머는 아주 깊고, 또 알 수 없는 곳으로 이어진 듯이 새카맣습니다.
에반스: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1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저 너머 동굴 깊은 곳에서 반짝이는 빛이 보입니다.
분명 착각이 아니예요.
아주 희미하고 작지만 선명한 빛이 저 너머에서 보입니다.
에반스:(비틀거리며 두 다리로 일어서서) 일단 앞으로 계속 나아갈까. 계속 여기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노엘:(함께 일어나 비틀거리는 네 몸을 부축하며) ...응.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쉬었다 가자.
당신이 앞으로 나아가면,
잠시의 어둠을 지나 점점 주위가 밝아지더니
마침내 오색 찬란한 수정동굴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수정동굴은 그야말로 꿈이나 동화,
마법 속에서나 볼 법한 풍경입니다.
거대한 천연 수정들을 깎아서 만든 듯한 벽은
노래를 주고 받는 세이렌처럼 서로의 빛을 반사합니다.
바닷물을 타고 들어온 작은 빛 한 점까지 남기지 않고 전부 집어삼킨 수정들은
우리를 유혹하는 인어의 눈물을 머금은 듯 찬란합니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면,
이곳이 미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좌우로 갈려 있는 통로는 한치 앞도 알 수가 없습니다.
높이가 족히 40m 정도 되어 보이네요.
동굴 천장에 아슬아슬하게 닿을 수준입니다.
누가 여기에 이 정도로 거대한 미로를 만들어 둔 걸까요?
단순히 생각해도 이는 자연적으로 만들어 질 리가 없는 공간입니다.
에반스: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38
판정결과:보통 성공
에반스:
듣기
기준치:60/30/12
굴림:34
판정결과:보통 성공
동굴의 울림을 타고 멀리서 희미하게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래도 안쪽에 누군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이 공간을 보면, 인어일지도 모르지요.
벽에 손을 짚고 따라서 걷다보면
이 미로 안에 사람이라고는 우리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없다면 도대체 누가 왜 이런 미로를 조성해놓은 걸까요?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이 미로를 만들 때에
미적인 부분도 꽤 중시했으리라는 점입니다.
세세하게 깎아놓은 수정들은 분홍색에 흰 빛, 보라색,
빛을 받으면 또 다른 색으로 바뀝니다,
에반스:
감정
기준치:60/30/12
굴림:35
판정결과:보통 성공
자세히 살펴보니,
거대한 수정을 결대로 섬세하게 깎아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공을 들여 건축하려면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할 테죠...
사람이 만든 곳 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진주 목걸이]
지나가다보니 이상하게도 여러 종류의 목걸이들을 걸어둔 곳이 있습니다.
전시해놓은 듯한 배치네요.
이 목걸이 역시 수정으로 만든 공예품인 모양입니다.
천연 수정을 여러 모양으로 깎아서 만든 보석들이 걸려 있네요.
먼지가 내려앉지 않은 걸 보아 만든지 아주 오래되지는 않은 듯 합니다.
마음대로 가져가도 될까요?
누군가 주인이 있는 물건처럼도 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주인이란 누구일까요?
에반스:'온통 이상한 것 투성이인데, 괜히 아무거나 건드렸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몰라.' (너를 바라보며)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계속 가자.
노엘:응... (네 손을 꼭 붙들고 계속 나아간다)
[조개 속 진주]
벽에 박혀있는 조개 속 진주들.
이렇게 커다란 천연 진주는 시장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울 겁니다.
세월의 흐름을 타고 커다란 알들이 입을 연 조개 째로
벽에 박혀 독특한 인테리어를 이루고 있습니다.
에반스:'내가 사실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대충만 봐도 전부 값어치가 나가는 물건들이 대놓고 있는데.' (진주를 건드려본다)
에반스: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1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1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커다란 진주알들은 당신의 손이 스치자
당신을 따른다는 듯 손바닥에 툭툭 떨어집니다.
노엘:오... 예쁘다...
[발톱 자국]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커다란 발톱 자국,
발톱 하나가 당신의 얼굴만한 크기로 추정됩니다.
지구 상에 이정도 크기의 자국을 남길 수 있는 생물이 존재하던가요?
어쩐지 오싹해집니다.
에반스: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마법진 ]
중앙에 마법진이 놓여 있는 방입니다.
커다란 방에 들어서면 기괴한 생명체가 6마리 놓여 있습니다.
팔 네 개가 달린 이가 있는가 하면,
세 개가 달린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는 두 개입니다.
공통적으로 10m는 족히 넘는 키에 긴 꼬리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보다 몇 배는 큰 그들은 가히 압도당할 정도의 박진감을 자랑합니다.
에반스:
SAN Roll
기준치:59/29/11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노르들은 당신과 노엘을 보고 놀라는 기색도 없이 곧 뇌파로 말을 걸어 옵니다.
우리를 적대할 마음이 없는 모양이네요.
노르:길을 잃은 인간들이 종종 이곳에 오고는 한다. 망망대해를 타고 왔겠지? 우리가 돌아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줄테니 안심해도 좋다. 혹여나 걱정할까봐 말하지만, 우리는 너희에게 적대적이지 않다.
우리들은 노르, 이 깊은 바다의 거주민이다. 해양 생물을 키우고, 세공품을 만들며 평화롭게 살아가지. 오는 길에 목걸이를 보았을 지도 모른다. 그것도, 이 동굴도 우리가 만든 작품이다.
사람들은 우리를 인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 이 지방 사람들 사이에서는 우리를 토대로 인어 전설을 만들기도 하는 모양이다.
바깥으로 내보내주는 대신에 너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것을 받고 싶다. 목걸이도 좋고, 반지도 좋고… 아름답다면 무엇이든 좋다. 노래나 춤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런 걸로도 지불 받겠다.
노엘:(잠시 멈칫하며 속닥속닥) ...형, 우리 뭐 값진 거 가져온 거 있어?
에반스:... 전부 다 놓고왔지.
노엘:하기사 요트 투어 오는데 금목걸이를 하고 오진 않지...
에반스:(힐끔) 너 노래나 춤 할 수 있는 거 있어?
노엘:...
노르:만약 줄 것이 없다면, 혹은 들어 줄 용의가 있다면 나의 부탁을 하나 들어줬으면 한다. 몇 달 전이었나, 이곳에 소녀 하나가 흘러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드물게도 당차서 나를 보고 조금도 겁을 먹지 않았다. 그녀와 다시 한 번쯤 만나고 싶다. 나의 소중한 친구니까.
에반스:사람을 찾는 거야 시도해볼 수 있긴 하지만, 단서가 너무 부족한 것 같은데.
노르:그런가. 그럴지도.
나는 그녀에게 소중한 수정을 주었다. 그것은 보통 쉬이 주지 않는 귀한 물건이다. 그것이 우리의 우정의 증표이다.
수정을 가진 이를 찾아보면, 조금 더 쉽게 찾을 수 있지 않겠나.
에반스:(노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이거 아무리 들어도 포케 집에 있는 그 노인 말하는 것 같은데.
노엘:(속닥속닥) 맞는 것 같아... 근데 몇 달 전이라기엔... 흠. 저것들은 인간이 아니라서 인간의 늙고젊음을 구별 못하는 게 아닐까?
에반스:(작은 목소리로) ...일리가 있어. (다시 고개를 들어올려 노르를 바라보며) 이전에 마주친 사람 같은데, 아쉽지만 그 소녀는 이미 노인이 되었다.
노르:그렇군. 상관 없다. 그녀에게 우리의 소식을 전하고, 다시 만나기를 요청한다고만 전해달라.
우리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는가?
에반스:'저 정도면 어렵지 않지.'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하겠다.
노르:감사한다.
당신이 부탁을 수락하자, 노르들은 보름 간 기다리겠다며 수정 구슬을 선물합니다.
이 수정 구슬을 바닷속에 빠트리면 수정 동굴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일회용이지만요.
그리고 부탁을 들어준 답례로 좋은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특별한 통로로 당신들을 인도합니다.
그 통로란 다름이 아닌 바닷길입니다.
인어 공주가 왜 지상을 동경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법한 햇빛이 내리쬐는 바닷길은
노르들의 지느러미짓을 따라 몰려든 호기심 많은 열대어들이 동행합니다.
당신과 노엘들은 노르의 가호로 바닷속에서 숨을 쉬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경험은 어디서도 못 할 겁니다.
물 위 거품을 계단 삼아 걸으며
발 끝을 간지럽히는 물풀과 산호를 헤치고 나아가는 경험이요.
간절할 정도로 아리따운 빛을 머금은 햇빛은
당장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깝습니다.
아…!
탄성을 자아내는 빛에 다다랐을 때에 문득 주위를 보면
우리가 타고 온 요트가 저 멀리서 우리를 발견하고 다가오고 있습니다.
분명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에 길을 잃었는데
높게 뜬 보름달이 우리에게 인사하네요.
바다를 가득 메운 별은
두 눈으로 담지 못할 정도로 넘쳐 납니다.
노엘:(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어찌저찌 살아서 나왔네.
에반스:그러게... 정말 잊지 못할 여행이 되어버렸네.
노엘:(네 손에 들린 수정 구슬을 바라보며) 그 수정은 어떻게 할 거야?
에반스:지킬 건 지켜야지. 내일 그 노인에게 갖다주자.
노엘:응, 그래. 오늘은 그럼 숙소 가서 쉬자.
(가만히 네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눈을 감고 바다소리를 감상한다)
.
.
.
다음 날, 당신들은 다시 해변의 집 M.M을 찹습니다.
전에 들렀던 그 자리, 그 카운터에는
여전히 노파가 앉아 있고
그녀의 곁에는 오색 빛을 품은 수정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당신이 노파에게 나가가 손바닥을 펴 보이자
수정 구슬은 마치 바닷물에 젖은 듯 은은하게 빛을 뿜어냅니다.
노파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놀라움이 스칩니다.
이내 주름이 진 손이 구슬을 조심스레 받아내네요.
노파:(목소리가 떨리며) 정말… 그가… 나를 잊지 않았구나…
(두 눈가가 붉어지며) 평생 다시는 못 볼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있다니.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합니다.
그녀도 분명 몇 십년을 다시 만나고 싶었겠지요,
자신의 소중한 친구니까요.
잊을 수 없는 그 추억을 다시 만나러 그녀는 곧장
가게를 맨발로 뛰쳐 나갑니다.
가만히 그 뒷모습을 따라서 걸음을 옮겨 보면
우리가 보았던 그 용오름 같은 물보라가 노파를 감쌉니다.
이번에는 부탁을 한 그 노르가 수정 동굴 앞까지 마중을 나와 있겠지요.
매일매일 기다리던 친구를 만나
재회를 기뻐하고 있을 두 사람을 생각하면
어쩐지 뭉클한 감정이 들기도 합니다.
노엘:(네 옆으로 다가가 슬쩍 웃으며) 잘 해결된 거겠지?
에반스:그런 것 같아. 어쨌든 약속은 지켰으니.
노엘:(네 손을 부드럽게 감싸쥐며) 그럼 우리도 마저 관광이나 하러 가볼까?
에반스:(맞잡은 손을 바라보다가 미소지으며 너를 바라본다) 그럴까...
노엘:(미소를 짓는 네 얼굴에 가슴이 너무도 벅차올라, 활짝 웃으며 네 몸통을 가득 끌어안는다) 응! 나 칼루아 피그라는 거 먹으러 가볼래!
에반스:(네 머리를 슥슥 쓰다듬으며) 그래, 배 터지게 먹어. 아쉽지 않도록.
노엘:형도 먹는 거야~ 나 혼자만 많이 먹으라고 하지 말고 형도 많이 먹어. 응?
에반스:(피식) 알았어.
노엘:응!
헤헤, 좋아. 가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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